"능력있는 자원 정치진출 막아" vs "겸허히 받아들여야"

행정안전부가 지난 14일 잠정 발표한 ‘지방의원 의정비 가이드라인’에 따라 내년도 지방의원 의정비의 대폭 삭감이 예상되자 지방정계가 술렁이고 있다.

의정비 가이드라인 입법예고

행안부는 지난 14일 지방의원 의정비 가이드라인을 담은 ‘지방자치법 시행령’ 개정안을 확정, 입법예고 했다.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지자체 3년 평균 재정력 지수, 의원 1인당 주민 수 등이 반영된 계산식에 의해 의정비 기준액이 제시된다.

다만 자치단체별로 의정비심의회가 기준액의 ±10% 범위 내에서 의정비를 자율적으로 결정토록 해 탄력성을 부여했다.

또 내년부터는 공무원 보수 인상률을 가이드라인에 추가 적용해 공무원 보수와의 형평성도 고려해야 한다.

아울러 의정비 결정시 주민의견 수렴을 위해 공청회나 공신력 있는 기관에 의한 주민 의견조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공개, 반영토록 하는 등 주민의견수렴 방법 개선 및 결과반영을 의무화하고 의정비심의위 위원 구성 및 자격을 대폭 강화하는 한편 의정비심의위원 임기연장 및 연임이 가능하도록 했다.

지방의회 삭감 폭 얼마나?

행안부가 제시한 담양군의회 의정비 기준액은 2843만원(월정수당 1523만원, 의정활동비 1320만원)으로 올해 의정비 3225만원(월정수당 1905만원, 의정활동비 1320만원)보다 382만원이 삭감된 안을 제시해 사실상 삭감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행안부의 기준액 산출 결과 전국 264개 지방의회 가운데 189개 지방의회 의정비가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남도내 22곳 중 의정비가 낮게 책정된 보성, 장흥, 강진, 영암, 함평, 완도, 진도 7곳을 제외한 15곳이 기준을 초과했다.

지방정계 "너무해" vs "자성해야"

지방의원 의정비 삭감이 기정사실화 돼가자 지방정계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 지방의원은 “지방의원의 겸직제한 등 전문성 강화를 위한 의정비 현실화가 반드시 뒤따라줘야 한다. 여론에 편승한 무조건적인 삭감 방침은 능력있는 자원의 정치 진출을 자칫 막을 수 있다” 며 “국회의원 입법 활동비는 법으로 정하면서 지방의원들의 의정비는 매년 가이드라인에 맞춰 심의 조정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을뿐더러 지방자치시대에 적적치 않다”고 말했다.

또 올해 의정비 심의에 참여했던 A위원은 “의정비 산정기준이 없어 공무원의 평균연봉, 물가인상률 등을 고려해 의정비를 정했다”며 “행안부가 예산 지원도 없이 뒤늦게 행정력을 동원해 상한선을 정할 거라면 왜 의정비 심의를 시켰냐”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반면 정계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부정적인 시선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가 됐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주민 김모씨는 “의정비 현실화만을 주장하지 말고 굳어져버린 주민들의 불신을 씻어낼 수 있도록 의원들이 일하는 의회상 확립에 힘써 의정비 인상에 대한 당위성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종대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