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수렵 허가조건 완화하라”

산간지역에서 멧돼지 등 야생조수가 수시로 출몰, 농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어 당국의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특히 해마다 농작물 피해를 입고 있는 농민들은 자구책으로 철망이나 차광막 등을 설치해 퇴치에 나서고 있지만 큰 효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에 따르면 올해 7월 한달 동안 멧돼지로 인해 발생한 피해는 22 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멧돼지가 주로 출몰하는 지역은 대덕면 비차리, 대전면 대치리, 고서 주산리, 무정면 성도리 등 산간지역과 인접한 밭이 있는 마을로 고구마밭과 옥수수를 비롯 벼 등이 크게 훼손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해마다 수확철을 앞두고 되풀이되는 야생조수 피해로 농민들은 크게 상심한 모습이다.

농민들은 특히 “밭 주변에 철망, 차광막, 허수아비 등을 설치했지만 효과가 거의 없다”며 볼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형식적인 조치로는 야생조수 피해를 막을 수 없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주민 박모씨는 “해마다 멧돼지가 떼를 지어 출몰해 피해를 입고 있다”며 “엽사들이 야간에 총기 사용을 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하루 빨리 해제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멧돼지 피해가 커지자 군청 홈페이지에도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누리꾼 정순길씨는 ‘멧돼지의 횡포를 아시나요’라는 제목으로 용면 월계리가 고향인데 시골에 홀로계신 어머니에게 안부전화를 하면서 고구마 밭이 멧돼지에 의해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또한 월계리 일대에서 고구마를 심은 가구중 상당수가 멧돼지에 의해 피해를 입었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정성들여 가꿔 용돈벌이나 하겠다고 생각했던 어머니의 꿈이 산산조각 났다. 대비책을 마련해 달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총기사용 수렵 허가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비단 피해주민 뿐만이 아니다.

유해조수 구제반으로 총기를 소지한 엽사가 15명 구성돼 있지만 총기사용 수렵 허가 때문에 사실상 발이 꽁꽁 묶인 상태이고 총기사용이 해제된다고 해도 엽사들이 개인사업이나 볼일을 봐야하는 낮에는 제대로 된 수렵을 기대하기 힘들고 야행성 동물인 멧돼지를 주간에 잡는다는 것은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할 정도로 어려운 실정이다.

주민 최모씨는 “야간에 나타난 멧돼지들이 고구마 밭을 절단내는 바람에 제대로 된 고구마 하나 수확하지 못할 실정이다”며 “일손 부족으로 간신히 지은 농사가 하루아침에 망하게 생겼는데 고작 할 수 있는 건 마을이장 등에게 개선을 요구하는 것 뿐이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주민들의 수렵 완화 요구가 빗발치자 군 관계자는 “농민들의 농작물 피해 상황을 중앙정부에서도 잘 알고 있어 최근 환경부로부터 5명 이내로 24시간 총기 사용을 허가토록 하는 공문이 시달되어 있다” 며 “총기 사용에 따른 안전 문제를 고려, 경찰서와 협의하여 주민 피해를 최소화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군은 지난 3월부터 관내 수렵협회 회원으로 피해방지단을 구성,유해야생동물로 인한 피해 예방과 구제 활동을 하고 있으며 농작물 수확기에는 사전 예방활동의 일환으로 ‘수확기 야생동물 피해방지단’으로 확대하여 구제활동을 펼쳐 올 상반기에만 멧돼지 15마리를 비롯 고라니 4마리, 까치와 멧비둘기 수십마리를 구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종대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