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원(원장 전이규)이 지난 25일 담양누정집 ‘담양의 누정기행’을 발간했다.

담양의 누정들은 각 대학 국문학, 민속학, 건축학계 등에서 담양문화의 랜드마크로 규정할 정도로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있다. 그러나 이를 체계적으로 집대성하고 심도 있는 연구를 한 결과물들은 거의 없고 소쇄원, 식영정 등 인기 있는 누정들만 몇몇 책에 소개돼 왔다.

이에 아쉬움을 절감한 문화원이 전남대 국문학과 김신중 교수 등과 함께 담양의 누정에 대한 현장조사, 자료조사를 통해 현재 담양에 산재한 누정 38개를 찾았고 이중 2000년 이후에 조성된 5개의 정자를 제외한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출중한 33개 누정에 대한 사진촬영, 원고집필 등을 각 전문가들에게 의뢰, 2년 만에 결실을 보게 됐다.

이 누정집은 문화원의 문화총서 발간 사업의 첫 번째 결과물이며 누정들의 대중적 수용을 위해 현대적 글쓰기와 편집을 했다.

또한 철저한 고증의 바탕 아래 기행문 형태를 띤 글들이 평이하면서도 핵심적인 내용을 짚어내며 각 누정편마다 사진이 4~5매 이상 실려 있어 독자가 누정에 대한 확고한 인식을 할 수 있도록 편집돼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전이규 원장은 “고려 오백년 역사에서 최고의 시인이었던 이규보는 탁 트이고 텅 비고 높다랗게 만든 것이 누정이라고 했다”며 “탁 트인 개방성, 텅 빈 무욕성, 높고 품격 있는 정신성을 상징하는 누정의 의미야말로 21세기 첨단 자본문명 속에서 더욱 심화되고 있는 장벽과 경계, 욕망과 소유, 천박과 속악을 일신시킬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