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교란·부영양화, 대책 필요

“낚시 시작 두시간만에 배스만 세 마리 잡았죠. 예전에는 토종 어류들이 득실거리던 담양호에 이제는 배스만 사는 거 아닌지 몰라요.”

손맛이 좋다고 알려진 배스가 잘 잡힌다는 소문을 듣고 서울에서 낚시를 왔다는 강태공 A씨는 연이은 입질에 신이 났다.

A씨뿐 아니라 인근에서 낚시를 하던 낚시꾼들의 망 속에는 배스가 가득했으며 대부분 30㎝ 이상의 성어들이었다.

1960년대 어업자원(식용) 활용 목적으로 도입된 배스는 강한 육식성으로 인해 토종어류와 알, 치어 등을 마구 잡아먹는 ‘민물의 폭군’으로 알려진 대표적 외래어종이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블루길, 황소개구리 등과 함께 배스를 토종어류 및 수서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치는 생태계교란야생동물로 지정하고 지속적인 퇴치·제거에 나서고 있다.

생태전문가들은 번식기를 맞은 배스는 성어 한 마리가 약 10만개의 알을 낳으며 수컷은 부화한 새끼가 1.5㎝ 크기로 자라 흩어질 때까지 먹이도 거의 먹지 않고 알과 치어를 지키는 습성으로 인해 배스가 한번 유입되면 그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배스는 초기 생존율이 높은데다 길이가 2㎝만 넘으면 물고기를 잡아먹는 포식성 때문에 민물고기 가운데 경쟁자가 없어 우리나라 담수 생태계의 질서를 심각하게 교란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담양호에서 수년째 어업을 하는 주민들은 “과거에는 담양호에서 붕어, 잉어, 빙어 등이 많이 나고 민물새우도 풍부해 어민들의 소득원이 되었는데 지금은 배스가 많이 잡히는 것에서 보듯이 토착어류가 자취를 감췄다”고 걱정했다.

주민들의 말처럼 민물새우인 징거미는 어민들의 주 소득원이었지만 배스가 가장 먼저 포식하는 대상이기도 해 생태계가 붕괴되면서 대청호의 부영양화를 유발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환경에 관심이 많은 주민들은 “담양호에 배스가 이렇게 많은데 깜짝 놀랐다. 배스 퇴치를 위해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낚시대회 개최와 수매 등 방안이 시급하다”며 “배스와 블루길 등 외래어종들이 민물새우는 물론 식물플랑크톤을 먹는 소형 어류까지 먹어치워 생물다양성이 무너지면서 오염물질 축적에 취약해져 쉽사리 부영양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군을 비롯한 관련 기관의 대책을 촉구했다.

한편 배스는 생태계 교란 야생어종이라는 부정적 이미지와는 달리 칼슘이 풍부해 고령자와 어린이들에게 좋고 특히 노화를 방지하는 아미노산인 타우린이 많이 함유되어 선진국에서는 강장식품으로서 고급어종 취급을 받고 있다. 또 잉어와 붕어에 비해 지방분이 적고 육질이 단단하여 맛이 담백해 일명 '민물농어'라는 애칭을 얻고 있는데 튀김과 구이 찜(조림)등의 요리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양상용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