郡, 불법 경작 눈감고 비료 지원까지

▲ 포토단지로 위장된 불법경작 현장. 광주에 소재한 한 복지단체가 수익사업을 목적으로 국가하천 부지에 불법으로 해바라기를 경작하고 있다.

광주시에 소재한 한 복지단체에서 국가하천 부지를 무단으로 점용, 불법으로 농작물을 대단위로 경작하고 있으나 행정에서 단속은커녕 경작에 필요한 비료까지 지원해 준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군과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해 가을부터 광주에 소재한 한 복지단체에서 담양읍 강쟁리 531번지 외 117필지 2만여 평의 하천부지에 무단으로 해바라기를 경작하고 있으나 지도 단속을 해야 할 관계기관에서는 아예 손을 놓은 채 수수방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소관 업무가 아니다’며 서로 떠넘기기로 일관하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이곳은 익산국토관리청 소유의 직할하천부지로 군이 지난 1999년 8월 16일부터 자연저수호안, 둔치 정비, 주차장 조성, 위락공간, 부대공 등 오염하천 정화사업을 목적으로 영구 임대한 곳이다. 군은 그동안 경관조경을 위해 유채꽃 등을 심었다가 2005년 이후에는 사실상 방치해왔으나 광주에 소재한 한 복지단체가 이곳에 수익사업 목적으로 해바라기를 심은 것으로 밝혀졌다.

현행 하천법 제35조 1항은 하천 내에서 식물을 식재하려면 하천점용허가를 득한 후에 하도록 규정되어 있으나 군 농정과에서는 사실관계 확인도 없이 올해 3월 21일 백진공원 경관작물 식재용 보조퇴비 지원 명목으로 유기질비료 6000포대(1,020만원)를 지원하는 등 주민의 혈세를 투입해 불법 경작을 도와준 사실도 드러났다.

농정과는 유기질 비료를 지원하게 된 경위에 대해 “당초 지원을 요청한 L씨가 경관농업 차원에서 하천부지에 해바라기를 심어 포토단지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와 비료를 지원해준 것일 뿐 광주에 소재한 복지단체가 수익을 목적으로 해바라기를 경작하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다”면서 “과정이야 어찌됐든 외지에 소재한 단체에 군 예산을 들여 비료를 지원하게 된 결과를 초래한 것은 잘못된 일이다”고 해명했다.

이처럼 외지인이 하천부지를 무단 점용하여 농작물을 불법으로 경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도 감독을 맡고 있는 재난관리과는 “점용허가 권리를 갖고 있는 곳이 환경과이기 때문에 우리 책임이 아니다”는 주장을 내놓았다가 환경과로부터 “허가를 받은 곳에서 감독까지 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이치에도 맞지 않다”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

이와관련 주민 박 모씨는 “가난한 서민들이 먹고살아보겠다고 하천부지에 소규모 경작을 하는 것은 굴삭기까지 동원해 가차없이 파헤쳐버리고 특정인에게는 비료까지 지원해 주면서 불법경작을 도와준 군의 처사에 분노를 느낀다”며 “이 사건은 사실상 소유주도 아니고 임대권한도 없는 사람이 국가하천부지를 외지사람에게 임대해 농작물을 불법 경작케 한 것으로 마땅히 원상복구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광주의 복지단체에 경작을 알선해준 것으로 알려진 전직 군의원 L씨는 “지난해 광주에 소재한 한 복지단체에서 일하는 후배가 친환경연료인 바이오디젤유를 생산하는 원료인 해바라기를 심을 부지를 알아봐 달라고 해서 군청 관계부서와 협의를 거쳐 이곳을 소개해줬다”며 “광주의 복지단체는 수익을 얻고 우리 지역 입장에서는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포토단지로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협조해 준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이곳에 해바라기를 심도록 한 것은 포토단지 활용목적 외에 벼대체작목으로서의 가능성이나 축산농가의 대체사료 가능성 등을 시험하기 위한 포석도 깔려있다”고 말하고 “시험 결과가 좋으면 관내에 산재한 휴경지에 해바라기를 심어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포토단지로 위장된 불법경작 사실이 드러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는 등 문제가 확산되자 군 재난관리과는 “우리 부서에서는 단지 관광객 유치를 위한 포토단지를 조성하는 것으로만 알고 있었지 외지 단체가 수익사업으로 해바라기를 경작하고 있는 줄은 미처 몰랐다”며 “현지 조사를 실시해 불법 사실이 드러나면 관련법에 따라 즉각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정종대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