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 - 담양경찰서)

담양산 멜론의 전격 출하 시점에 맞춰 찬물을 끼얹는 사건이 발생했다.

담양경찰은 지난 17일 무정면 소재 某농산물집하장에서 담양산 멜론의 원산지를 바꿔 포장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현장을 급습한 결과 강모(경남 진주)씨가 ‘햇살멜론’(원산지: 경남 진주)상자에 담양산 멜론을 담고 있는 현장을 적발, 사건을 단속기관인 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 이첩했다. 농관원은 증거 확보와 조사를 마치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 후속조치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이날 사건현장에서는 원산지가 경남 진주로 표시된 멜론 상자 400여개가 발견됐으며 이외에도 무정멜론상자와 담양온누리멜론 상자가 함께 발견됐다.

경남 진주에서 과일유통업을 하고 있는 피의자 강씨는 “진주에서는 멜론 작황이 끝나 어쩔 수 없이 남은 상자를 소진시키기 위해 꾸민 일이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검찰은 여죄가 있을 것으로 파악하고 관련 증거를 계속 수사 중이다.

이와 함께 무정지역 멜론농가들은 “사건현장에 있던 멜론 전체 수량이 담양산이 아닐 수도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어 멜론 생산·유통의 구조적 모순을 지적하고 나섰다.

멜론농가 L씨는 “무정지역 멜론농가 대부분은 멜론 시세를 봐 가며 대량 출하하는데 사건처럼 한 개인에게 소량을 출하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가는 부분이다”고 말하고 “‘박스갈이’뿐만 아니라 아예 외지에서 멜론을 사다가 썼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K씨도 “담양에서는 이제 막 멜론 나오기 시작하는데 누가 ‘박스갈이’하는 데다 멜론을 대 주었겠냐”고 반문하며 L씨의 주장에 힘을 더했다.

그 원인에 대해 묻자 “출하 초기에는 가격이 높게 형성되기 때문에 계통출하가 주류를 이루고 있어 원산지를 바꿔치는 ‘박스갈이’는 생각할 수 없다”고 설명하고 “‘박스갈이’를 할 수 있는 멜론은 시세가 떨어졌을 때 유통도매인들이 작물을 ‘밭떼기’로 사들이는 경우 가능한데 지금은 ‘밭떼기’로 멜론을 낼 시기가 아니다”는 것.

이에 대해 무정농협에 확인한 결과, “모든 멜론 농가는 각자의 판단에 따라 멜론을 심어 농협 등을 통한 계통출하를 할 것인지 아니면 개인 간 거래로 출하할 것인지를 판단하기 때문에 누가 얼마나 멜론을 심었는지 파악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무정지역 멜론생산량은 올해 지금까지 얼마가 생산됐으며 앞으로 얼마만큼 생산될 지도 모르는 상태이므로 외지에서 생산된 멜론이 무정으로 들어와 ‘담양 무정산’ 표시를 달고 나가더라도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며, 이번 사건처럼 외지이름을 달고 나가거나 외부에서 들어와 또 다른 외지이름을 달고 나가더라도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멜론농가 P씨는 “현재 멜론사업은 농가소득에만 치중한 나머지 원산지표시제 등에 대한 통제에는 전혀 신경 쓰지 못한 구조적 모순을 안고 있다”며 “농협 등 관계기관은 영농법인이나 작목반 등을 통해 전반적인 구조 통제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동네에서 불미스런 일에 대해 미리 감지하고 은연중 수차례 충고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몇몇 비양심적인 영농조합법인이나 개인들 때문에 선량한 농가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서영준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