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냉방기 가동 제한에 공무원들 푸념

“고통분담도 좋지만 너무 더워 짜증나요. 실내온도가 30도를 넘는데도 에어컨을 켤 수가 없으니”

연거푸 부채질을 하면서 땀을 흘린 어느 공무원의 짜증 섞인 푸념이다.

군은 고유가에 따른 에너지 절약은 물론 공공요금 절감을 위해 냉방기 가동 운행시간을 대폭 제한하고 있다.

에어컨 설정 온도마저 27°로 고정하자, 이에 한 공무원은 “요즘 기온이 30°를 웃돌다 보니 그냥 시원한 느낌을 받을 정도에 그치고 있다”며 “냉방시간대를 제외한 오전과 오후, 야간 근무 시간에는 더위와 씨름해야 한다”고 투덜거렸다.

그는 또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의 능률은 저하될 수 밖에 없고 때에 따라서는 아예 오전 근무를 제치고 오후 냉방시간에 모든 업무를 집중하는 이들도 간혹 눈에 보인다”고 말했다.

30°가 넘는 실내온도 속에서 더위를 이겨내려는 안간힘도 이곳저곳서 연출되고 있다.

직원별로 선풍기를 구입해 사용하는가 하면 굳게 닫혀 있던 출입문은 물론 창문이란 창문은 모조리 한쪽으로 열려 있다. 넥타이를 맨 직원들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그나마 통풍이 잘되는 사무실의 경우는 사정이 좋은 편이지만 석양이 길게 드리워진 곳에 자리한 일부 사무소는 푹푹 찌는 더위를 피해 아침 일찍 또는 저녁 늦게 업무를 집중 처리하는 경우도 다반사이다.

2층 복도에서 만난 한 공무원은 “안이나 밖이나 기온이 똑같아 차라리 밖이 더 시원한 것 같다”며 “현장출장을 마치고 끈적끈적한 상태로 사무실 의자에 앉았는데 너무 더워 일에 집중할 수가 없다. 고통분담이야 하겠지만 직원들의 업무효율성도 헤아려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어쩌겠느냐. 고유가·고물가에 모두가 고통을 분담하는데 우리라고 별수 있느냐”며 “하지만 사무실을 찾아 온 민원인들이 덥다며 땀을 흘릴 때 면 미안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민원이 가장 많은 오전 시간때 1시간 정도 에어컨을 가동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기온에 따라 냉방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현재는 실내온도가 30도 이상일 경우에 한해 냉방기를 가동하고 있는데, 앞으로 상황을 봐 가며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상용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