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경찰청 직원 사칭에 혀 내둘러

서민들을 괴롭히는 전화사기인 일명 '보이스피싱'에 대한 근본적인 차단 대책이 마련되지 못하면서 사기단의 대범함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납치를 가장하거나 검찰, 우체국, 건강보험공단, 경찰청 직원을 사칭한 사기전화가 이제는 군청, 의회, 음식점 등 전방위로 검은 손을 뻗치며 주민들의 주머니를 노리고 있다.

“안녕하세요 중앙우체국입니다. 우편물이 반송되었으니 확인하시려면 0번을 눌러주세요”라며 우체국 직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안내전화가 A 의원에게 걸려왔다.

A의원이 안내멘트에 따라 중앙우체국 상담직원을 연결하자 상담원이 바로 나와 본인 확인을 위해 집주소와 전화번호, 주민번호를 요구했다.

A 의원은 전화를 받은 뒤 침착하게 우편물의 종류와 보낸이의 실명을 확인하려 하자 상담원은 바로 전화를 끊어 버렸다.

앞서 월산 음식점에도 우체국 직원을 사칭한 안내방송을 통해 개인정보를 얻어내려는 전화가 걸려와 전화를 받은 당사자가 농협 현금인출기까지 갈 뻔 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최근 군청에도 각 부서를 가리지 않고 서울지역 경찰청 직원이라며 담당자의 연락처와 주소, 주민번호를 요구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 사기단은 주로 소포 내용물이 고객명의로 가입한 우체국 마이너스 카드인데 불량카드로 분류돼 타인이 사용하기 전 경찰서에 신고하려면 확인이 필요하다거나 자녀를 납치했다고 협박해 전화를 끊지 못하게 하며 몸값을 요구하는 등의 계획적인 내용으로 지능적이고 치밀함을 보이고 있다.

경찰서 관계자는 "전화사기단의 근원지가 해외인 만큼 원활한 해외공조수사체계를 하루빨리 마련하는 길만이 선량한 서민들의 피해를 줄일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고 밝혔다. /정종대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