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양식업계 '환호', 쇠고기 구이 식당 '우울'

관내 식당가들이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유통 논란을 비롯한 평년보다 이른 불볕더위와 열대야 때문.

이로 인해 쇠고기 구이 식당을 찾는 손님은 줄고 있는 반면, 여름 보양식 업계는 반발 작용 덕분에 지난해 보다 일찍 손님이 몰리는 상황이다.

보양탕 전문인 무정식당은 지난해보다 이른 시기부터 북적이고 있다. 지난 4월 미국산 수입 쇠고기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면서부터 예년과 달리 한달 가량이나 이른 시기에 손님들이 각종 보신 음식을 찾고 있는 것.

김영준 대표는 “여름철에 보양 음식점에 손님이 몰리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올해는 유난히 초복도 되기 전에 손님들이 몰리고 있다”며 “보통 5월이나 돼야 손님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하는데 올해는 특이하게 4월부터 바빠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고 흐뭇해했다.

담양읍 삼계탕 식당도 마찬가지, 점심때면 자리가 없어 손님들이 줄을 서 기다린다.

이 업주는 “원래 매년 초복을 기점으로 손님이 북적거리는데 올해는 이른 무더위로 발길이 잦아진 것 같다”며 “여름 장사를 하는 우리 같은 경우는 일년 내내 날씨가 더웠으면 좋겠다”고 연신 미소를 보였다.

반면 쇠고기 구이 식당은 주민들의 쇠고기 불신이 쌓여 손님이 줄어든 것은 물론 원산지 표시까지 해야 하는 실정이기 때문에 삼중고를 겪고 있다.

A쇠고기 구이 전문 식당. 주말이지만 이 식당은 한산하다.

식당 관계자는 “인근 식당보다 다양한 반찬을 준비해 두고 있지만 손님들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님도 없는데 가게를 지키려니 무안할 정도이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부 쇠고기 판매 업소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우리업소는 한우만 취급 합니다’ 등의 현수막을 내건 채 손님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직장인 박모씨는 “쇠고기 논란이 일어나니까 예전에는 무심코 먹었던 햄버거조차 사먹지 못 하겠다”며 “당분간은 쇠고기뿐만 아니라 돼지고기도 안 먹을 생각이다”고 말했다./정종대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