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곳곳에 난마처럼 얽혀 눈살

관내 곳곳과 도심 뒷골목 건물 주변에 각종 통신케이블이 거미줄처럼 어지럽게 얽혀있어 도시미관을 해치고 있다.

특히 일부 통신케이블은 차량 통행에 불편을 줄 만큼 늘어져 있어 개선이 요구된다.

경찰서를 비롯 신협, 축협 등 공공기관이 밀집된 백동리 골목길.

골목에 일렬로 늘어선 전신주 사이로 전선과 통신케이블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어 위태로워 보인다.(사진)

또 다른 골목길에 들어서자 통신케이블이 도로를 향해 축 늘어진 장면도 목격된다.

이런 모습은 비단 이곳 뿐만 아니라 관내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주민 박모씨는 “골목마다 여기저기 온갖 선이 축 늘어져 있어 정말 보기 싫다. 이제 장마철인데 혹시라도 전선이나 통신선이 끊어져 누전이나 감전사고가 발생해 지나가던 행인이나 운전자가 다치진 않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주택가 하늘을 지저분하게 만드는 통신케이블이 지금처럼 복잡하게 얽히게 된 것은 지난 1990년대 개인용 PC가 대중화되면서부터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통신케이블 사업자가 증가한 것이다.

또 케이블TV사업자도 증가하면서 이들은 가정에 케이블을 설치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한전 전신주에 통신케이블을 연결했다.

한전 관계자는 “가정에 들어가는 통신케이블의 경우에는 통신업체와 함께 정리하고 있지만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한계가 있다”며 “새로운 통신 케이블을 설치할 경우에는 해당 통신업체가 기존의 케이블을 철거하기로 돼 있다”고 했다.

통신케이블업체 관계자는 “기존 케이블 철거는 강제사항이 아니라서 우리가 철거할 필요는 없다”고 말해 한전과는 다른 입장을 보였다.

통신업체들이 이 같은 배짱을 부리는 이유는 통신케이블이 각 업체마다 구별되지 않아 업체마다 서로 미루기 때문이다.

도시공학 관계자는 “어지럽게 늘어진 통신케이블에 대한 가장 좋은 대책은 지중화 사업이지만 이것 말고도 다른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전신주의 경우에는 현재보다 수는 줄이되 전력선과 각종 통신케이블 등에 대해서는 복합기능을 가진 전신주로 바꿔 그 기능을 최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아름다운 도심 미관 건설을 위해 한전 및 통신업체 등과 함께 논의해 집중적이고 체계적인 일제정비를 주요간선도로 중심으로 펼칠 계획이다”고 말했다. /정종대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