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 비료 면세유 인건비 상승에 죽을 맛

가뜩이나 생산비 부담에 시달리던 농민들이 비료와 면세유, 자재값 상승으로 생업을 포기해야 하는 지경까지 내몰리고 있다.

　특히 쌀 농사 생산원가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비료값이 63%나 급등했고 면세유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96% 이상 인상돼 이와 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대다수 농가가 농사를 포기해야 할 판이다.

농협에 따르면 요소의 경우 1만2400원이던 1포대(20kg) 가격이 최근에는 2만700원으로 66.9%가 인상됐으며 복합비료 역시 2만 2000원으로 전년 1만2950원에 비해 69.9%가 인상됐다.

요소와 복합비료가 전체비료 사용량의 70%를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적지 않은 부담이라는게 농가들의 설명이다.

농민 이모씨는 “해마다 생산비 증가로 많은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해 같이 힘든 때는 없었다”며 “더욱이 관내 대다수 농가들이 소작농 형태가 많고 농기계 보급률이 낮아 비료값 인상은 치명적이다"고 말했다.　

유가 폭등에 따른 면세유 가격 인상도 농가들의 목을 조여만 가고 있다. 지난해 이맘때만 해도 1리터당 600원선이던 면세유가 최근 유가폭등으로 1200원선까지 올라 96%라는 기록적 인상률을 기록했다.

농민 김모씨는 “트랙터를 움직이는데 하루 평균 4만원 이상이 들어간다”며 “예전 같으면 이틀이상 사용할 수 있는 양인 만큼 트랙터나 콤바인 삯도 두 배 이상 올라 남의 땅에서 농사짓는 사람들은 죽을 맛이다 ”고 말했다.

비닐하우스 파이프와 필름(하우스 등 비닐) 값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지난해 초만해도 필름 200m 한 롤의 가격이 3231원이었지만 올해는 3922원으로 21.4%가 올랐고 파이프의 가격도 21.8%가 인상됐다.

농촌 인력부족에 따른 인건비도 농가의 큰 부담이다.

모내기철과 수확철 어쩔 수 없이 써야하는 인력비로만 수십만원이 지출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해 인건비는 6만5000원에서 7만원선이었지만 올해는 8만원 이상 주어야 인부를 부를 수 있다.

농민 최모씨는 “농사를 짓는 사람 중 절반 이상이 소작농이고 이들 대다수 소작농들은 이제 농사를 지어야 남는 돈이 없다”며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농촌의 노는 땅이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