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행상 정견 발표 없는 '교황선출식' 개선

담양군의회가 후반기 의장선거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의장 선출방식에 대한 찬·반론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현행 교황선출식이 의장선거의 과열을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정책이나 비전도 없이 선수(選數)나 연령순으로 ‘나눠먹기’ 할 소지가 적지 않다는 지적 때문이다.

담양군의회는 이달 말이나 7월 초에 후반기 신임 의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의장 선출방식은 관례상으로 교황선출식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교황선출식은 후보등록 절차나 소견발표 없이 의원 과반 출석해 치러지는 1차와 2차 투표에서 각각 선호하는 의장을 무기명 투표하는 식이다. 만약 1차와 2차에서 어느 후보도 출석의원 중 과반 확보를 얻지 못할 경우 2차에서 1, 2위를 차지한 후보가 3차에서 결선 투표를 하고 다득점자가 의장으로 선출된다.

교황선출식은 그동안 의회 차원에서 관행화돼 왔다. 무엇보다 교황선출식이 의장선거의 과열화를 막을 수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해 왔기 때문이다.

A 의원은 “교황선출식으로 뽑지 않는다면 의장선거가 과열화될 수 있다. 가능한 조용하게 의장선거를 치르는 것이 원활한 의회 운영에도 도움이 된다” 며 “교황선출식이 아닌 경쟁투표식으로 선출하는 다른 지역의 의회를 살펴보니 후유증도 크고 의회 내에 질서도 없더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교황선출식의 문제점에 대한 인식도 서서히 퍼지고 있는 분위기다.

교황선출식으로 의장을 선출할 경우 과열화 방지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정책의회’다운 역동적인 모습과는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의장선출 과정에서 어떤 후보가 어떤 정책과 비전으로 의장직을 수행할지 알 수 없고, 의장선거 과정에서 기존 의회운영의 문제점을 토론하고 평가할 기회도 갖지 못한다는 것.

또한 의원들이 자신과의 친분이나 연고에 치우치거나 단순히 연령과 선수가 높은 의원들 중심으로 의장으로 선출될 가능성도 커 의회내의 서열화를 부추길 우려도 크다.

이에 따라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교황선출식에 대한 개선의견이 나오고 있다.

B 의원은 “교황선출식으로 인한 과열화 방지의 장점은 무시할 순 없지만 한계도 분명히 있다. 정견발표도 없이 치러지는 선거에서 얼마나 의원들이 의장의 자질을 따져볼 수 있겠느냐” 며 “초등학교 학생들도 후보로 등록하고 정견발표를 하면서 반장을 뽑는데 지역의 의회는 잡음이 두려워 기본적인 민주주의 선거절차도 무시하고 있다”고 일갈했다./정종대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