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지물'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 요구는 국회안으로 번져와 제18대 국회 시작까지 망쳐놓았다. 개원식이 열릴 예정이던 지난 5일 통합민주당,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야3당은 국회 본청 앞 계단에 있었다. ‘야3당 쇠고기 재협상 촉구 및 폭력진압 규탄대회.’ 야3당은 “18대 국회 최대 민생 가제는 쇠고기 협상”이라며 국정과 국회의 ‘정상적인 가동’을 위해 이 대통령의 직접적인 재협상과 내각 총사퇴, 어청수 경찰청장 파면을 촉구했다. 같은 시각 한나라당 의원들은 국회 본회의장으로 출석했다. 심재철 의원은 ‘민주당은 돌아오라!’는 팻말을 모니터 앞에 붙여놓기도 했다. 국회법상 첫 본회의를 임기 개시 7일 이내 열어야한다는 조항은 ‘무용지물’이 됐다.

과학더 배워라 vs 대통령은 버시바우 배워라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30개월 이상 쇠고기 모든 부위에 대해 수출을 중단해 달라”고 미국에 요청하겠다고 발표한 지난 3일. 미 백악관은 버시바우 주한 미대사를 통해 즉각 우려를 표했다. 덧붙여 “한국 국민들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과학과 사실에 대해 좀더 배우기를 희망한다”. 다음날 언론은 ‘한국민을 무식한 국민 취급했다’며 반발했다. 이에 한 네티즌은 “MB는 차라리 버시바우에게 배우라”고 주장했다. 다음 아고라에 글을 올린 아이디 ‘전통한과’는 “버시바우 미대사의 발언을 옹호하거나 동의하지는 않지만 비난을 감수한 자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모습이다. 캠프 데이비드 입성 선물로 쇠고기 시장을 무방비로 던져준 MB와는 너무 비교되는 모습이다”라고.

한나라당‘참패’

쇠고기 재협상 밖에는 길이 없는걸까. 낮은 투표율에도 재보선만 치렀다하면 연승해 ‘재보선 전문당’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던 한나라당이 미국산 쇠고기 협상 앞에서 무너졌다. 총 52개 선거구에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등 총 42명 후보를 낸 한나라당은 단 9명이 당선되는데 그쳤다. 수도권에서는 서울 강동구, 인천 서구청, 경기 포천시 세 곳의 기초단체장을 모두 민주당과 무소속에 내줬다. 차영 통합민주당 대변인은 당선자가 확실시 된 지난 4일 밤 브리핑에서 “재보궐선거 결과는 이명박 정권 100일에 대한 총체적인 불신임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하며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실정과 무능에 대한 국민적 평가를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환상의 커플' 탄생하나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버럭 오바마 상원의원이 확정됐다. 5개월여에 걸린 당내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제치고 승리한 것이다. 외신들은 미국 대선 사상 첫 흑백대결의 막이 올랐다고 보도했다. 미국 대선의 흥행요인은 힐러리 클린턴의 거취. 러닝메이트로 힐러리가 나설 경우 ‘흑인 대통령-여성 부통령’이라는 ‘환상의 커플’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민주당 내에서도 ‘환·커’에 대한 기대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는데. 한미FTA 재협상과 함께 미국 대선을 즐기는 한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