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식 한우 대책에 분통 터트려

“정부가 내놓은 한우농가 대책마저 ‘이명박’식 정책입니다. 규모 있는 농가에는 혜택이 가겠지만 소규모 농가들에게는 그림의 떡이죠. 사실상 영세농은 그만두라는 식입니다.”

지역 한우농가들은 정부가 발표한 ‘쇠고기 고시’와 관련해 깊은 불만을 표시했다.

축산농가 A씨는 “현재 축산관련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축산업등록을 해야 하고 개인의 신용상태가 좋아야 한다. 10여 마리씩 키우는 농가들은 법적 요건이 안 되는 경우가 있는데 자금지원은 엄두도 못 낼 판이다” 며 “소규모 축산농가들이 의욕과 기반을 잃으면 한우산업 근간 자체가 붕괴되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우농가들은 자고나면 소 값이 떨어지고 사료 값은 급등하는 현 상황에서 한우대책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우를 키우고 있는 B씨는 “한 달 사료 값만 평균 1000여만원 이상 들어가고 있다. 1년 전보다 50% 이상 올랐다” 며 “정부가 ‘쇠고기 고시’를 강행하며 사료구매자금의 이자율을 1%대로 낮추고 지원금 규모를 1조에서 1조5000억원으로 늘린다고 발표했지만 지금처럼 소 값이 계속해서 떨어져 농가수입이 줄어들 경우 이 지원금은 정부가 농민에게 주는 쥐약이 될 것이다”고 꼬집었다.

축산농가 C씨는 요즘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

지난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돈에다 농협에서 빚을 내고 친인척들의 종자돈 까지 다 끌어 모아 100여마리의 한우를 키울 수 있는 축사를 완공 했다. 몇 개월째 부푼 꿈으로 한우 입식날짜만 기다리던 C씨는 “자고나면 떨어지는 소 값 때문에 축사를 짓기 위해 투입한 돈은 고사하고 소를 입식해야할지 말아야 할지 걱정이다”고 고민을 털어 놓았다.

C씨의 말대로 최근 번식우 암소 값이 턱없이 하락하고 있는 상태로 지난해 7월경 5~6개월짜리 암송아지가 평균 240만원 했는데 최근에는 150만~160만원으로 떨어진 것을 비롯 대숲맑은 한우가 아닌 일반 송아지의 경우 100만원 짜리 송아지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소값 하락으로 축산농의 시름이 깊다.

축산 농가 D씨는 “5~6개월짜리 암송아지 한 마리 키우는 데 사료값이 110만~120만원씩 들어가 해 볼 도리가 없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주저앉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가 물가잡고 경제만은 살리겠다고 호언하던 소리가 귀에 쟁쟁하다”며 “도무지 기름 값이며 생활에 관련된 뭐든지 오르는 것뿐이고 유일하게 떨어지는 것은 소값 뿐인 것 같다”고 하소연 했다.

축산에 관심 있는 E씨는 “적금을 붓고 대출을 받아 올해 말 축사를 지어 한우를 사육할 계획이었으나 날이 갈수록 하락하는 소값을 보면서 궤도를 수정하게 됐다” 며 “소값이 바닥을 칠 때까지 인내를 갖고 기다리는 한편 경영난에 허덕이는 축산농가들이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내놓을 축사를 헐값에 사들이는 것이 새롭게 축사를 짓는 것보다 경제적이고 민원도 없을 것 같아 여러모로 이득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축산 관계자는 “정부가 발표한 미국산쇠고기수입 대책은 생산이력제, 원산지 표시제 강화, 다산장려금 지원 등은 사실상 현장 실정을 모르는 정책이다” 며 “사료 값·소 값 안정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정종대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