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외치며 중·고등학생이 포함된 네티즌들의 자발적인 촛불 집회가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와 협상 내용의 일부 수정에도 불구하고 사그라지지 않자 정부와 족벌 언론들은 촛불 집회의 배후세력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과 경찰은 “촛불문화제를 빙자해 불법 야간 집회와 가두시위를 주최, 경찰의 해산 명령에 불응하고 시내 주요 간선도로를 점거해 교통을 방해하는 등 조직적으로 불법행위를 주도한 세력을 색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검·경은 특히 “사회의 안정을 위협하기 위해 이들의 불법·폭력시위를 조장하는 배후세력이 있다”고 했고, 이들의 주장에 족벌 언론은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차와 섞여 도로를 뛰어다니는 바람에 도심은 무법 세상이 돼버렸다”며 검경의 나팔수 노릇을 자임하고 나섰다.

5.18 민주화 운동 당시 시민들을 폭도와 불순분자로 매도하며 군사 독재 권력의 나팔수 노릇을 했던 그들이 또 다시 이명박 정부와 미국 축산업자 그리고 미행정부의 시녀가 되어 국민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으려하고 있다. 조선, 중앙, 동아의 보도행태를 보자.

1년 전 노무현 정부 당시 그들은 미국산 쇠고기의 검역 중요성과 광우병의 위험성을 강조했다가 지금에 와서는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홍보하고 있다. 이들은 촛불집회의 배후세력이 있다고 주장하며 광우병 위험을 경고하는 방송에 대해서는 국민의 불안감을 조장한다고 우기고 있다. 그렇다면 1년 전에는 그들이 국민의 불안감을 조장했다는 말인가?

일부 봉미 사대주의 단체(보수주의 단체로 불리는)들은 촛불집회의 배후에 김정일과 친북 좌파세력이 이들을 조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나라에서 보수주의자라고 자칭하는 세력들의 대부분은 사실 보수주의자가 아니라 일제 부역자와 독재 정권의 하수인 그리고 그 잔당들이다.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을 일본 교과서에 싣는다고 할 때 보수주의자라면 이명박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반대하고, 일본 제품의 불매운동이라도 벌여야 했다.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온다고 하면 가장 앞장서서 이를 막아야 할 단체가 바로 보수주의 단체여야 한다. 그것이 보수주의며 보수주의자들이 할 일이다.

자국의 이익과 자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이 우익이며 보수주의다.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을 위협한다면 미국에 먼저 총을 들고 싸울 수 있는 사람들이 보수주의자다.

이명박 대통령이 일제의 조선 침탈 등 과거사를 거론하지 않고 미래 지향적인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겠다고 했을 때 가장 먼저 이를 비판하고, 정권 퇴진을 주장했어야 할 곳이 보수주의 언론과 단체여야 한다. 그래야 그들이 진정한 보수주의자이기 때문이다.

지금 대한민국에는 보수주의로 위장한 봉미(奉美)사대주의자와 족벌언론이 순박한 국민과 청소년들마저 친북좌파로 몰아가는 마녀사냥을 즐기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반대하는 배후세력은 우리 보수주의자라고 자임해야 진정한 보수주의자임에도 말이다.

청와대와 검찰, 경찰 그리고 족벌 언론은 촛불집회가 사회의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 안정을 가장 위협하는 세력은 바로 현 정부가 아닌가? 조선시대 때 중국에 공물을 바치었듯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미국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받아들인 쇠고기 협상이야말로 국민의 안정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촛불 집회가 시위로 변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하지만 국민들의 불안과 반대는 외면하고 기어이 축산 농가를 무너뜨리면서 위험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강행하겠다고 우기는 현 정부에 대해 국민은 어떻게 항거하라는 말인가? 4.19도 5.18도 6.10항쟁도 모두 거리에서 불법으로 이루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