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비는 오르고 산지가격 내리고 '최악'

“사상 최악의 상황입니다. 곡물가(사료값), 기름값 다 오르기만 하는데 소, 돼지, 닭의 산지가격은 자꾸 내리기만 합니다. 돈이 될 턱이 없는 이 일을 더 해야 하는지 답답합니다.”

한우를 사육하는 박모씨는 최근 갖가지 악재가 겹친 축산농가의 상황을 두고 ‘최악’이라고 표현했다.

역시 수북면에서 돼지를 키우는 한 축산농은 “사육비용이 상승하면서 새끼돼지를 사서 키우면 손해를 보는 지경이다. 아예 사육을 포기하고 (새끼를) 도살 처분하려는 농가도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고유가와 고 곡물가, 미국산 소고기 전면수입, AI 발병 등 여러 악재가 중첩되면서 축산농들을 짓누르는 사상 최악의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최근 국제 곡물가격 상승으로 사료가격이 50% 이상 올라 축산 경영비용이 상승했지만 축산물 가격은 하락과 약보합세가 지속되고 있다.

먹이의 대부분을 사료에 의존하고, 난방에 신경 써야 하는 닭 사육농가의 경우 사료 값과 기름 값의 인상에다 최근 발병한 AI(조류인플루엔자) 여파로 생업마저 위협받고 있다.

더욱이 농가들에게 사료 값의 상승은 사료의 질 저하로 이어져 축산물 생산성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어 축산농가들은 3∼5중고를 겪고 있다.

이 때문에 가축을 사육하면 사육할수록 수익은커녕 오히려 손실만 커진다는 말이 현실이라며 축산농가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군은 각각 한우와 돼지의 브랜드화 및 고급화로 승부한다는 전략이지만 산지 가격의 하락추세 앞에는 현실적으로 특별한 대비책이 없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부가 축산농가들의 사료비 부담과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1조원의 특별구매자금을 지자체에 배정해 지원에 나섰지만, 담보능력이 부족한 농가에게는 그나마도 ‘빛 좋은 개살구’다.

한우협회 관계자는 “정부의 사료 값 지원과 지자체의 할인판매 등은 사실 이벤트에 지나지 않는다”며 “특히 농가에게 절실한 것은 물가안정 대책과 실질적 FTA 대비 지원책이다”고 말했다./정종대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