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들어서고 총선이 끝난 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조기처리를 주장하는 의견이 부쩍 대두되고 있다. 그동안 우리 도의회를 비롯하여 관련기관, 농업인 단체 등이 중심이 되어 한·미FTA에 대한 국회비준 과정에서 졸속으로 처리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수차에 걸쳐 주장한 바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에 의하면 한·미FTA는 농업부문에서만 약 2만명에 달하는 일자리와 최소 2조원 이상의 농업생산액이 감소 될 것이라고 추정하였다.

특히 쇠고기를 비롯한 축산물은 연간 7천 7백억원, 과일류는 3천 7백억원의 생산액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농업에 기반을 두고 있는 전남도의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며, 이는 필연적으로 농촌사회의 붕괴는 물론, 더 나아가 농업·농촌의 몰락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사실이다.

이와 같이 농업부문에서만 천문학적인 피해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위주의 시장공략만을 중점을 두고 타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은 반드시 재검토가 되어야 하며, 다시한번 전 산업별, 품목별로 미치는 영향을 정밀 분석하여 국민을 설득하고 합의과정을 거쳐서 농업부문에 집중된 피해를 최소화 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지금 농촌은 협상이 발효되기 전에 벌써 산지 소·돼지 값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이 영세농으로 이루어진 전남의 축산농가는 연쇄도산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미국의회의 경우 제한 없는 쇠고기 수입 전면허용 등 몇가지 이유로 반대 입장을 갖고있어 대선 전에 비준안을 통과 시킬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이는 바, 우리나라가 이를 먼저 졸속으로 처리하여 국가적인 낭패를 보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으며 어느 시점에서 처리하는 것이 적정한 것인지 깊이 따져 봐야 하겠다.

따라서 농업인들의 생존권을 지킨다는 확고한 원칙하에 한·미 FTA협정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먼저 이루어져야 하고 이를 통해 국익을 따져본 후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한 보완장치를 마련함으로써 국민적 합의를 통해 농업·농촌을 살리는 방향으로 처리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