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방제의 새로운 명물로 부각

물보라를 일으키는 카페리를 따라 갈매기들의 날개 짓이 분주하다.

사람들이 던져주는 새우깡에 먹을거리를 의존하고 살아가는 갈매기들로 일명 ‘새우깡 갈매기’로 통한다.

갈매기들의 현란한 비행과 파도를 헤치는 뱃전의 힘찬 소리가 여행길의 신명을 돋우는 것처럼 신록이 푸르른 관방제림을 무대삼아 새로운 관광 명물로 급부상 하고 있는 ‘새우깡 오리’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향교죽녹원(대표 홍정록)에서 수년전부터 자연 방사 형태로 기르고 있는 오리들은 주인이 주는 먹이 보다는 관광객들이 주는 새우깡과 각종 과자류에 입맛이 길들여져 있다.

특히 향교교 아래에 설치된 징검다리 모래 언덕에 주로 포진하고 있는 오리들은 관광객들이 과자 봉지를 들고 건너는 것을 보면 잽싸게 그 주위를 에워싸고 시위하다시피 울어 댄다.

이쯤 되면 아무리 간 큰 관광객이나 깍쟁이 소녀라도 한 움큼 주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다.

특히 눈처럼 새하얀 오리를 비롯 아름다운 깃을 자랑하는 청둥오리, 통상적으로 잘 알고 있는 잿빛의 오리들을 거느리고(?) 있는 덩치 큰 거위까지 가세할 경우에는 큼직한 과자 봉지가 바닥나는 것은 시간문제로 과자를 하나라도 더 먹기 위해 군집 할 경우 일대가 장관을 이룰 정도 여서 처음 보는 이들도 오리들과 친해지기 위해 과자로 유혹한다.

하지만 평일에는 오리들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주말이 오기를 체념하고 기다리듯이 물고기를 잡아먹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어 편식과 비만에 대한 걱정은 안 해도 된다는 것이 주인의 설명.

관광객 김모씨는 “CF의 한 장면처럼 과자를 먹기 위해 힘찬 날개 짓을 하는 갈매기처럼 하나라도 더 먹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오리들의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자리를 떠날 수가 없었다” 며 “이 오리들이 없었다면 죽녹원의 대나무나 관방제림의 오래된 나무들만 보고 갔을 뻔 했는데 이번 여행의 백미로 손꼽고 싶다”고 말했다.

연인과 함께 왔다는 최모씨는 “사소한 일로 다퉈 감정이 좋지 않았는데 오리에게 새우깡을 던져주며 그녀의 손을 잡고 대나무 사이로 사라지는 황홀한 석양을 바라보며 화해하게 해준 오리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주인 홍씨는 “어린 시절 멱 감고 자맥질 하던 시절을 회상하며 오리와 거위를 키우고 있는데 이들이 귀신처럼 알아서 나가고 들어오는 등 똑똑한 개는 저리 가라고 할 정도로 영리하다” 며 “일부 짓궂은 이들이 돌을 던져 상처를 입히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들을 대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정종대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