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와 짬뽕이 화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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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군이 대만에서 주문한 헬리콥터 배터리를 보내준다는 것이 실수로 대륙간 탄도미사일 기폭장치를 잘못 보냈다는 사실이 2년 만에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살벌한 코미디 사건’이 일어난 것은 2006년 가을인데, 대만 측이 헬리콥터 배터리를 받지 못했다고 항의한 뒤에야 알아챘다고 한다.

작년에는 B-52기가 핵무기를 장착한 줄도 모른 채 36시간 동안 미국 본토를 종단하는 일도 있었다고 하는데, 미국의 핵무기 취급 부주의 사례는 2001년 이후 무려 237건에 이른다고. 이 사건에 대한 국내 각계의 반응을 들어 보면 “우째 이런 일이”(현직 대통령에게 배신감을 토로하는 전직 대통령),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방송사 사장으로 영전한 전직 앵커)라고 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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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하늘 높을 줄 모르고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서민 생활과 밀접한 쌀, 밀가루, 라면, 쇠고기, 휘발유, 통신비, 학원비 등 생활필수품 52개 품목을 선정한 뒤 집중 관리하기로 했다. 기회재정부는 소득 하위 40% 계층이 자주 구입하고 지출 비중이 높은 52개 생필품에 대해 열흘 주기로 가격 동향을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유류세 10% 인하에도 불구하고 가격안정 효과를 내지 못한 휘발유 등 석유 제품과 관련해서 대형마트에 주유소 운영권을 부여하는 특단의 대책도 내놓았다. 그러나 1970년대식 물가통제 방식으로 회귀해서는 실효성을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반론도 제기됐다. 소주, 자장면, 바지 등에 ‘대표선수’ 자리를 내준 맥주, 짬뽕, 티셔츠의 불만(?)도 만만치 않았다는 후문.

6·3·3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에게 7·4·7이 있었다면 대만의 마잉주 신임 총통에겐 6·3·3(연간 성장률 6%, 1인당 소득 3만 달러, 실업률 3%)이 있었다. ‘하나의 중국 시장’을 내세웠던 마 총통의 당선을 계기로 대만과 중국의 시장 통합이 빨라질 전망이다. 나아가서는 대만과 중국뿐만 아니라 홍콩과 싱가포르 등 화상(華商)이 경제권을 쥐고 있는 동남아 국가까지 아우르는 동아시아 범중화경제권 탄생도 예고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한국 경제에 심각한 도전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시장 통합으로 중국과 대만의 상호투자가 급증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두 나라 기업의 경쟁력이 강해질 경우 한국 기업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메모리 반도체, LCD 등 국내 기업들은 잔뜩 긴장하고 있다. 국제 정세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면 영원한 미아가 된다는 교훈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한다. “영구(마잉주를 한자로 읽으면 ‘馬英九’가 된다) 없다”가 아니라 “있다”가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