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관주씨, 고객감동집배원대상 수상

수년 전 미국 어느 호텔의 한 청소부 아줌마가 세계 품질 경영의 대명사로 불리는 ‘말콤 볼드리지상’을 수상해 세상을 놀라게 한 적이 있다. 필리핀 출신의 이 청소부는 “청소는 허드렛일이 아니다”라면서 손님들이 안볼 때 더 빨리, 더 깨끗하게 청소했다. 그의 청소는 바로 ‘고객 감동’이었다.

이처럼 ‘친절’ 하나로 ‘고객 감동’을 실천, 7일 우정사업본부 10층 대회의실에서 고객감동집배원대상(지식경제부장관상)을 수상한 집배원이 있어 화제다.

담양우체국에서 17년간 집배원으로 일하면서 ‘친절’ 하나로 일자리와 가족, 명예를 얻은 행복 배달부 남관주씨(43, 사진)가 그 주인공.

담양우체국에 근무하는 남씨는 오늘도 얼굴가득 밝은 웃음으로 마치 고객이 가족인 양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남씨는 집배원이라는 직업에 대해 ‘나의 사랑, 나의 운명’이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남씨가 집배원에 100% 오감 만족하고 있는 것은 직업을 통해 알게 된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봉사 할 수 있는 계기가 찾아온 것에 대한 고마움과 사회의 그늘진 곳에서 생활하는 이들을 보면 외면하지 못하고 작은 도움이나마 주어야 하는 어진 성품이 근간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남씨는 언제나 밝은 모습으로 우체국 이미지 제고는 기본이고 가족의 정이 더욱 그리운 어려운 독거노인을 돕기 위해 명절이나 어버이 날 이면 정성껏 준비한 선물과 함께 따뜻한 말을 건네는 것을 잊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바쁜 시간을 쪼개어 다정한 말벗이 되어 준 것도 오래이다.

‘꼬리가 길면 잡힌 다’는 말이 있듯이 명절을 맞아 고향을 찾은 자녀들에 의해 전남체신청 홈페이지에 감사의 글이 소개되면서 감춰줬던 남씨의 선행이 세상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아이고 반가워라. 이것 좀 읽어줘. 눈이 침침해서 잘 안보여…”

이맘때면 들려오는 오토바이 소리를 듣자마자 문을 열며 반기는 A할머니. 정에 굶주려 바람소리도 반가운 할머니에게 집배원 남씨의 방문은 반가움을 넘어 고맙기만 하다.

“집배원이 아니라 아들 같아. 매일 안부를 묻고 공과금도 대신 내주고 또 가끔 현금 인출도 부탁할 정도지. 이 세상에 믿을 사람 없다지만 나는 남 선생을 믿어. 매일 한 결 같이 성실하고 내가 알기로는 최고 일꾼이에요. 최고!”

이처럼 홀로 거주하는 할머니를 오랜 세월 친아들처럼 보살펴 드렸던 것을 눈여겨 본 주민이 ‘청장에게 이메일’ 코너에 칭찬의 글을 올린 것을 비롯 2005년 ‘우체국 서비스왕’으로 선발되어 수상한 김치냉장고를 장애인 가족에게 쾌척, 어려운 이웃에게 기쁨을 전하고 실천하는 등 수호천사로 살아온 것들도 공개돼 주위 사람들의 칭찬이 자자했다.

남씨의 진가는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본연의 업무에는 더 충실하기 때문이다.

우편물류과 직원이 한자리에 모여 시작하는 CS교육시간이면 집배부문 강사를 도맡아 담양우체국의 고객 만족 서비스 향상에 노력하여 ‘신나는 하루’의 출발이 되도록 동료직원의 자랑거리 및 애경사를 널리 알려주는 등 활기찬 직장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로 각인되고 있다.

특히 집배 업무를 하면서 친절한 고객 대응으로 주민들의 칭찬이 자자한데 우편물이 수취인에게 정확히 배달 할 수 있도록 잘못된 우편물이라도 전화와 이장 등 에게 문의하여 처리하는 한편 업무 중 발견되는 미흡한 사항이 재발되지 않도록 유의하여 담양우체국이 2006년 우편소통 평가에서 최우수국에 선정되는 것은 물론 지난해에도 우수국이 되는데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남씨는 이제껏 집배원 생활을 돌이켜 “거짓말 하나 안보태고 정말 열심히 일했다” 며 “집배원을 남들은 어떻게 볼지 모르나, 자부심 있게 말하지만 나에게는 가정을 지켜주고 엄청난 행운을 가져다 준 좋은 직업이에요. 지금도 사랑하고 있고요. 직장을 사랑하지 않으면 일이 즐거울 수 있겠습니까?”라고 말한다.

이처럼 고마움에 충만되어 있는 남씨기에 주민들의 이름만 봐도 어느 집인지, 누구의 자동차인지 알 정도이며 주민들 역시 친절한 집배원 남관주씨를 가족처럼 대하고 있다.

행복을 전하기 위해 궂은 날이나 비바람이 부는 날에도 ‘언제나 맑음’을 외치는 우체국 집배원 남관주씨.

어떤 상황에서든 다른 사람을 챙기고 배려하는 그의 모습 때문에 담양우체국 직원들은 남씨를 ‘친절한 관주씨’로 부른지 오래이고 남씨를 잘 아는 지인들은 “대단하다”는 평가를 내리곤 하지만 정작 자신은 부끄러운 마음이 크다.

집배원을 선택한 이상 퇴직할 때까지 우편물만 배달해야 되고 직급에서 차이만 있을 뿐 승진의 특권도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란다. 그래도 남씨는 격무에 시달려야 하는 이 일을 그만둬야겠다고 맘먹은 적이 단 한번도 없다.

어머니·아버지 같은 분들이 자신의 방문을 눈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남씨는 “항상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봉사정신을 실천하는 공직자로서 지역사회 발전에 도움이 되기 위해 더욱 더 노력하겠다”며 고객들에게 행복을 전하기 위해 힘찬 시동을 건다./정종대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