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한·특권 무한대, 각종 편의 제공

대한민국 4800만명 가운데 단 299명만이 될 수 있는 직업은? 국회의원.

299명 중 한 명이 되기 위해서는 단순 통계상 16만 대 1이라는 천문학적인 경쟁률을 넘어야만 한다. 이 때문에 조상 덕은 물론 논두렁 정기라도 받아야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들은 왜 이 같은 바늘구멍 들어가기보다 더 어려운 경쟁에도 불구하고 금배지를 달려 하는가?

대부분의 후보자들은 “기성 정치판이 신물 나서”, “지역과 조국의 발전을 위해”, “서민의 이해를 대변하기 위해” 국회의원이 되려 한다고 말한다. 후보자들의 출마 이유가 진실이라 하더라도 이 거창한 말을 믿는 유권자는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럼 왜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국회의원 경쟁에 나서게 하는가?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그들은 학력이나 경력에 상관없이 장관급에 준하는 대우를 받는다.

월급도 ‘세비(歲費)’라는 별도 명칭으로 명명된다. 일각에서는 세비라는 용어가 일제의 잔재라며 명칭 변경을 주장하고 있지만 현재 이 명칭은 국어사전에 ‘국회의원이 매월 지급받는 수당 및 활동비’라고 명기돼 있다.

국회의원의 세비는 1인당 연 1억670만 원으로 월평균 889만 원을 받는다. 이외 차량유지비, 유류지원비 등도 지원된다. 그러나 대기업 임직원 등과 비교하면 세비는 그리 높지 않은 수준이다.

국회의원에게는 또 국회 의원회관 내 사무실이 제공되고 6명의 보좌진이 붙는다. 사무실 경비와 보좌진 월급이 국민세금으로 지급되는 것은 물론이다.

항공기, 선박 등을 전액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모든 교통수단은 1등석이다. 해외 출장의 경우 대부분 외교관이 직접 영접에 나선다. 골프장 부킹 등 모든 예약은 전화 한 통화로 끝난다.

특히 헌법과 법률에서 보장된 각종 권한으로 사회 곳곳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시스템 변화도 불러올 수 있다.

여기에 직무상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각종 개발 정보 등은 재테크로 연결할 수 있고 이해 단체 등의 로비는 번외 소득으로 직결된다. 기업인 출신 국회의원은 ‘영향력’으로 해당 기업의 준조세와 세무조사에서 한발 떨어져 있다.

국회의원은 이러한 유무형의 각종 권한과 특권을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만하면 수많은 오욕과 갈등, 손가락질을 무릅쓰며 국회 입성을 꿈꾸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양상용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