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여성도 아름다워질 권리 있습니다"

담양성당 옆 조아당 2층. 고급호텔에서나 느껴봄직한 세련된 분위가 눈 안에 잡힐 때 쯤 간호사의 부드러운 인사말이 전해졌다.

눈웃음으로 인사를 건네고 다시 둘러본 병원 안은 흰백색의 딱딱한 분위기를 버리고 부드러운 파스텔톤 장식과 벨벳소파로 인테리어를 마감해 찾아오는 이로 하여금 편안함과 안락함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개원 첫날. ‘펼침막 홍보로는 부족하지 않을까’ 내심 걱정이 있었다는 한성태 원장. 그의 말대로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너댓 명 순서는 기다려야 차례가 올 듯.

소파에 앉아 진료순서를 기다리는 할머니들의 표정엔 저마다의 사연이 많기도 한 듯 “아픈 것은 자랑해야 낫는댔다”며 옆 사람과의 이야기에도 여념 없다.

환자들이 잠시 뜸한 사이 진료실을 찾았다.

줄지었던 환자들의 진료 끝에도 별일 없는 듯 차분한 표정의 한성태 원장(사진).

대형병원에서 진료를 병행하기 때문에 능숙함이 배어서 일까. 그리 바빠 보이지 않는다.

흐트러짐 없는 한 원장의 매무새는 함박웃음으로 자리를 권한다.

개원 첫날인데도 환자가 많다는 말에 “그만큼 담양여성들의 부인과에 대한 진료욕구가 해소되지 못하고 있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이러한 안타까운 현실개선을 위해 더욱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며 개원 일성을 술회했다.

할머니들이 병원을 많이 찾는 것 같다는 질문에 “요즘에는 할머니들도 많이 개화돼 예전에는 창피하다고 찾지 않았던 병원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선다”며 “진료한 할머니들 대부분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무척 신경 쓰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병원에 가는 일 자체를 ‘미안한 일’로 생각해 간단한 치료에도 쉽게 호전될 수 있는 병을 키우는 일도 많이 보았다”며 “자신이 가진 질환에 대해 무서움이나 가족에 대한 미안함으로 느끼지 말고 단지 치료의 대상으로 인식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 원장은 “특히 농촌여성질환 중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요실금은 잘못된 노동 자세나 비만 등으로 오는 경우가 많아 나이에 상관없이 쉽게 치료할 수 있는데 잘못된 상식이나 민간요법을 사용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남성이든 여성이든 비뇨기과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촌 출신으로서 들녘에서 일하는 어머니들을 보고 피부과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는 그는 “피부관리는 어느덧 농촌여성들에게도 생활 깊숙이 들어온 부분인데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곳이 없어 이번 개원과 함께 피부질환과 피부미용 부분에 각별한 신경을 썼다”며 “얼굴 미백은 물론 검버섯이나 기미, 주근깨 등의 치료로 농촌여성들도 아름다워질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부부관계에 대해 숨기고 참는 시대는 이미 지나고 이제는 부부가 함께 삶의 활력을 되찾는 노력을 하는 시대”라며 “성기능강화제는 물론 레이저 회음부 성형 등 원만한 부부관계의 지속과 회복을 위한 많은 치료법이 개발됐다”며 의학의 본질적 목적인 행복추구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비 온 뒤 쌀쌀해진 바람을 뚫고 봄과 함께 문을 연 담양여성의원. 한성태 원장과 홍수정, 김성희, 송영희 간호사가 호흡을 맞추며 '찾아가는 의료 서비스'의 첨병역할을 하고 있는 담양여성의원은 오는 19일 정식 개원식을 갖고 담양최초 산부인과 의원으로서 소임을 다할 것이다. /서영준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