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 노인대상 구강관리 시범사업에 인기몰이
건강치아 관리 통해 삶의 질 향상에 도움 줘

예로부터 오복(五福)의 하나로 손꼽히는 치아건강. 이가 상해 겪는 고통과 불편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로 심각하다. 무조건 자주 닦는다고 능사는 아니라는데….

잇몸 질환 발생이 가장 많은 노인들의 건강한 치아를 위한 관리법과 생활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보건소가 발 벗고 나섰다.

지난달 20일 오후 햇살이 가득한 대덕면 저심마을에 나타난 보건소 구강관리 전담팀은 익숙한 동작으로 트럭에 가득 싣고 온 치과장비들을 마을회관 안으로 옮김과 동시에 주민들을 진료하기 위한 준비태세를 갖추기 까지 채 10분도 걸리지 않는다.

주변정리가 시작되자 선착순으로 접수를 받기 시작한다.

“할머니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연세는요. 조금 있다가 호명하시면 의산 선생님한테 진료 받으세요”

차례대로 접수를 끝낸 이들을 위해 보건소에서 마련한 건강 체조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몸을 쭉 뒤로 펴 보세요. 시원하다는 기분이 들 때 까지요. 잘 했어요”
“자 이번에는 옆으로 손을 펴고 나비처럼 흔들어 보세요. 정말 잘하시네요. 신나게 박수 한 번 쳐봅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처럼 처음에는 쑥스러워 소극적이던 어르신들도 강사의 말에 귀 기울이며 체조를 익히는데 열심이다.

“키 큰 사람은 내 옆으로 앉지마. 가르쳐준 대로 해야 오래 살 것인데 가려서 못 봤잖아. 얼른 비켜”

할머니의 타박에 멋쩍은 웃음을 짓는 할아버지를 보고 마을회관 안에 웃음꽃이 만발한다.

“어르신들 앞 사람 등을 시원하게 통통 두드려 준 다음 시원하게 긁어주세요. 임무교대”
“오늘 가르쳐 준 스트레칭 운동을 매일 같이 5-10분 정도 하시면 굳어진 근육이 풀어져 오십견 예방에 큰 도움이 됩니다”

자투리 시간을 이용, 건강체조 교육을 실시한 조명순 건강증진담당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장내를 정리한 후 김기록 치과의사의 ‘잇몸병과 충치를 예방하자’는 교육이 이어진다.

“할머니, 할아버지 연세가 높아지면 충치는 물론 잇몸이 붓고 시리며 나중에는 틀니에 의존하는 경우가 태반으로 먹고 싶은 것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불편이 초래되는 등 치아의 중요성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입니다”

또한 “칫솔질 할 때 잇몸에서 피가 나거나 잇몸이 빨갛게 붓고, 찬 것에 시리며 심할 경우 고름이 나오고, 입 냄새가 심하고 치아가 들뜬 기분이 들 때는 풍치를 의심해야 한다”고 잇몸병에 대한 증상을 자세하게 설명해 갔다.

그는 이어 스켈링을 하고 나면 이가 더 시린다, 이 사이가 벌어진다, 이가 더 흔들린다, 이가 깎여 나간다, 스켈링보다 약 먹는게 낫다, 한번 하면 자꾸 해야 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안하는 것이 낫다는 말들은 스켈링에 대한 잘못된 편견들로 1년에 한번 정기적으로 하는 것이 좋고 이가 시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입 냄새 제거에 도움이 된다고 적극 권장했다.

특히 “수직 아닌 수평으로 하는 칫솔질은 고쳐야 한다” 며 “칫솔은 가볍게 쥐고 잇몸에서 치아 쪽으로 덮어 내리듯 닦아주는 게 좋은 방법으로 혀와 입천장에도 음식물 찌꺼기가 남아있으므로 잊지 말고 닦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칫솔 선택시 머리 부분이 너무 크면 어금니 안쪽까지 닦기가 어려워 치아 2개 정도를 감싸는 크기가 알맞고 모는 부드럽고 끝이 둥근 나일론 소재를 택하되 흡연자는 조금 강도가 센 것을, 시리거나 마모된 경우는 강도가 약한 것이 좋다. 칫솔은 하루 3번 사용기준으로 약 3개월마다 교체한다. 칫솔은 사용 후 솔 부분을 깨끗이 헹군 뒤 세워 보관해 완전히 말려야 세균번식을 줄인다. 시중에 판매하는 살균기기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김기록 의사는 또 “틀니는 치약을 사용하면 안 되고 주무시기 전에 빼어 찬물에 넣어 보관하는 것이 좋고 주기적으로 전용소독제로 소독하는 것이 좋지만 소독한다고 뜨거운 물에 삶으면 안 될 뿐만 아니라 틀니를 휴지나 손수건에 보관하지 말고 전용 용기에 보관하여 사용하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며 틀니 보관법에 대해서도 장시간 할애하여 교육을 실시했다.

40여분 간의 짧지 않은 교육을 받은 노인들의 반짝거리는 눈망울이 고3 수험생을 방불케 한다.

드디어 기다리던 검진이 실시되자 긴장감이 감돈다.

“할머니, 아! 해보세요. 왜 틀니를 위쪽만 했어요. 아래도 함께 하셔야 생활하는데 불편이 없을 텐데요”
“돈도 없고 농사일도 밀려 치과까지 갔다가 차일피일 미룬 것이 오래됐는데 밥 한번 묵을 라면 불편 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녀”
“할머니, 빠른 시일 안에 틀니를 하셔야 건강도 지킵니다. 저 하고 약속하시고 저쪽에 가셔서 소독하세요”
“할머니는 연세에 비해 치아가 건강한 편인데 충치가 발생했네요. 이대로 방치하면 안 되니까 치과에 가셔서 미리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스켈링 받아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따, 태어나서 처음으로 스켈링인가? 뭣인가? 해본 게 좋구만, 고마워 의사 양반”
“oo 엄마는 좋겠네. 이가 있어서 스켈링도 하는데 우리는 틀니나 소독하고 있는 것이.... 부럽구만 부러워”

진료를 마친 주민들을 위한 장성임 치위생사의 특별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우유와 치즈, 멸치 등 생선류의 알칼리성 식품과 해초류, 콩, 녹황색 채소 등 산성을 알칼리로 바꿔주는 식품은 많이 먹을수록 치아 건강에 이롭습니다. 섬유질은 치아 표면을 문질러 프라그를 제거하고 이를 단단하게 하므로 과일이나 채소를 오래 씹는 것은 치아건강에 최고이다”며 설명한다.

또한 “녹차와 감잎차에는 충치를 예방하는 성분이 들어있어 음식을 먹은 후 물 대신 입을 헹구면 좋다. 몸에 좋다고 생각해 아이들에게 많이 먹이는 유산균 음료도 치아건강엔 그리 좋지 않다. 유산균 음료엔 당분과 산이 다량 들어 있어 어린 치아에 해롭다. 엿이나 꿀·젤리·찹쌀떡·카라멜처럼 끈적이는 식품은 잘 닦이지 않고 입안에 오래 남아있기 때문에 무척 해롭다. 먹은 후엔 양치질을 더욱 꼼꼼히 해야 하고 자기 전엔 절대 금물이다”고 재삼 강조한다.

1시간에 걸친 진료를 마친 보건소 직원들의 얼굴에서 봉사의 기쁨이 듬뿍 묻어난다.

이같은 노인 구강관리는 이날 대덕에서만 저심마을을 비롯 갈전, 용대 경로당에서 동시에 펼쳐졌다.

이는 보건소가 잇몸질환 발생이 가장 많은 노인들에게 스켈링 또는 올바른 잇솔질을 하여 잇몸질환의 진행을 억제하고 불소 도포를 하여 치근면 충치 예방 및 시린이를 방지하여 건강한 생활을 영위토록 추진하고 있는 노인층 구강관리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과정이다.

보건소는 올해 보건소, 보건지소, 치과공보의와 치과위생사로 전담팀(16명)을 구성, 대덕면을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관내를 3개 권역(1권역:담양읍·봉산·무정·금성, 2권역:고서·남·창평·대덕, 3권역:용·월산·수북·대전) 으로 나눠 65세 이상 노인 1만1319명을 대상으로 실시할 계획으로 구강검진을 실시한 후 스켈링 및 의치 보철 대상자를 선정하여 집중 관리할 방침이다.

조명순 건강증진담당은 “왜 건강한 치아를 오복 중의 하나라고 한 것은 이(치아)는 우리가 잘 먹고,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 갖추어야할 기본이 될뿐만 아니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음식 섭취의 첫 관문(입구)이 된다. 만약 이에 고장이나 탈이 나기시작하면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뿐더러 돈 잡아먹는 골칫거리도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며 건강한 치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이어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이 가장 많이 요구하는 것이 틀니이다. 그러나 평균 150만원이 소요되는 틀니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많은 돈이 필요한 것이 안타까운 현실로 드시고 싶은 것을 제때 먹지 못해 건강을 해치는 사례를 목격하면서 이들에 대한 관리가 뒤늦게 이뤄진 것에 대해 죄송스러운 마음을 금치 못하고 있다” 며 “‘건강도 건강할 때 지키라’는 격언처럼 치아도 건강할 때 지키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방법으로 이를 널리 알리고 실천 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고 말했다./정종대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