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뇌관과 티베트 변수

베이징 올림픽 개막 5개월, 올림픽 성화 봉송 2주를 앞두고 ‘티베트 뇌관’이 터졌다. 지난 14일 티베트 수도 라싸에서 19년 만에 최악의 유혈 폭력시위가 발생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초기 강경진압 방침을 밝히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내심으로는 이번 사태가 국제적인 올림픽 보이콧 움직임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등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 불똥은 대만 총통선거로까지 튀었다. 민진당 천수이볜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분위기 속에서 국민당의 마잉주 후보가 민진당의 셰창팅 후보를 앞도적으로 앞서고 있었지만 막판에 ‘티베트 변수’가 발생한 것이다.

김경숙

4·19에는 김주열, 6·10에는 박종철·이한열이라는 젊은 학생의 억울한 죽음이 있었다. 유신의 종말을 앞당겼던 YH무역 농성사건 와중에서 죽어간 김경숙이라는 젊은 여성 노동자가 29년 만에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진신·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김씨가 진압 직전 투신자살 했다고 밝힌 당시 경찰의 발표는 모두 조작된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유신 경찰은 김씨가 손목을 그었다고 발표했지만 실제로 손목에서는 상처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YH무역 노동조합 지부장이었던 최순영 민주노동당 의원은 “뒤늦게나마 역사적 진실이 밝혀진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국민과자

농심의 ‘노래방 새우깡’에서 생쥐 머리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농심은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농심에 있다”면서 제품 회수에 나서는 등 납작 엎드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사건의 충격은 ‘새우깡’이라는 과자가 가지고 있는 비중 때문에 더욱 컸다. 농심이 생산하는 과자 매출의 무려 25%를 점하는 새우깡은 ‘국민과자’로까지 불려 왔다. 국민배우(안성기), 국민가수(조용필), 국민타자(이승엽), 국민동생(문근영, 김연아, 박태환)에 이어 국민과자까지 등장했는데, 사랑이 크면 그만큼 실망도 큰 법인 모양.

이라크전쟁

지난 20일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 5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5년 전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전쟁 비용이 500~600억 달러가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미 의회 예산사무국은 철저하게 미 정부의 재정 지출 규모만 따졌는데도 전쟁 비용이 4130억 달러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무려 7~8배나 늘어난 것이긴 하지만, 조셉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의 계산과 비교하면 약과일 뿐이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교수는 이라크전쟁의 총비용이 3조 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미 의회 추산보다 7~8배, 럼즈펠드 예상보다 60배 가까이나 된다. 개전의 이유도 거짓말, 비용도 거짓말. 전쟁과 거짓말은 동의이음어(同義異音語)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