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용 한자 제한 출생신고 불편

한자이름으로 출생신고를 할 경우 이름이 인명용 한자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는 호적에 등재할 수가 없어 민원인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읍면사무소에 따르면 출생 신고시 출생자의 이름은 한글 또는 통상 사용되는 한자를 사용해야 하며 대법원 규칙으로 정해지지 않은 한자는 등록할 수 없도록 돼 있어 아무리 좋은 뜻을 가진 한자이름이라 할지라도 임의대로 신청할 수 없다는 것.

인명용 한자의 범위는 한문교육용 기초한자 1800자를 시작으로 지난해 2003년에 3079자가 추가되었고 2005년 159자, 지난 2007년에는 113자가 마지막으로 추가돼 현재 5151자 한자 범위 내에서 이름을 지을 수 있다.

이는 기계화에 대비해 문자 생활을 좀 더 간편히 하고 무분별한 한자 선택으로 인해 한자를 읽는 데 따르는 어려움이 따를 경우를 해소하기 위해 만든 조치이지만 한번 정하고 나면 바꾸기가 좀체 힘든 이름이고보면 집안 어르신이나 부모님께서 정성들여 지은 이름이 등록시스템에 입력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거절당하는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물론 한자 이름이라도 그 이름을 한자가 아닌 한글로도 쓸 수 있다. 개명의 불편함으로 인해 요즘은 처음부터 한자이름과 한글이름을 호적 성명란에 동시에 병행하는 추세이다.

A모씨는 “할아버지께서 지어주신 이름으로 아이의 출생신고를 하려고 관공서를 찾았는데 등록시스템에 해당 한자가 없으니 다른 한자로 이름을 지어야 한다는 말을 듣고 당황했다”며 “한글전용으로 규정을 해서 한글식 이름만 사용하게 하든지 아니면 모든 한자를 등록해서 제한받지 않고 사용 가능하게끔 하는 것이 주민을 위한 행정일 텐데 해마다 조금씩 한자를 추가하는데 너무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면사무소 관계자는 “한때 한글이름으로 신청하는 주민들이 많았으나 요즘은 다시 한자이름으로 개명을 하는 수가 부쩍 늘어났다”며 “어릴 때는 귀여운 이름으로 불려 좋았는데 성장해 나이에 맞지 않는 이름으로 불려 쑥스러움과 오해 등 많은 불편함이 생겨 바꾸게 되었다는 분들이 다수를 차지한다”라고 말했다./양상용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