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사자

박재승 통합민주당 공천심사위원장이 ‘스타’로 떠올랐다. 비리와 부정의 전력을 가진 사람은 예외 없이 공천에서 탈락시키겠다는 발언, 그리고 그 발언을 실천에 옮김으로써 식언(食言)과 공약(空約)에 신물이 나 있던 국민들에게 십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듯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던 것이 비결이었다. 저승사자, 박 위원장에게 언론이 붙인 별명이다. 그도 그럴 것이다. 하루아침에 공천에서 탈락한 사람들에겐 박 위원장이 저승사자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의 뚝심은 일부 정치인들에게는 ‘쿠데타’이지만, 국민들에겐 ‘혁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도 관전 포인트 중의 하나다.

얼리 버드

대기업 CEO 시절부터 ‘새벽형 인간’으로 유명했던 이명박 대통령의 등장과 함께 관가에 ‘얼리 버드(early bird)’ 열풍이 불고 있다. 이 대통령이 지난 3일 국무회의를 종전의 오전 9시 30분에서 오전 8시로 앞당긴 것이 계기가 됐다. 인수위 시절부터 실천했던 ‘노 홀리데이(no holiday)’, ‘월화수목금금금’ 등으로 상징되는 업무 스타일이 취임 이후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공무원 사회에 ‘일찍 일어나는 새가 더 많은 먹이를 얻는다’는 얼리 버드의 메시지가 어떻게 전달되고 자리 잡을 것인지 궁금해진다. 다만 비서관들에게 “자리 비울 땐 전등을 꺼라” 등의 너무 구체적인 지시까지 하는 것을 두고 실용을 강조하는 것도 좋지만 보다 큰 비전의 그림을 그리는 것이 중요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