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반납 않으려 거짓 수단 동원
남의 땅에다 설계하고 착공계까지

군이 농촌복합노인복지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토지매입도 하지 않은 채 남의 땅에다 설계를 하고 착공계까지 제출하는 등 상식을 초월한 행위로 말썽을 빚고 있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 담당부서는 규정상 반드시 거쳐야 하는 일상감사요청도 하지 않은 채 시공사와 허위계약을 체결하고 상급기관에는 정상적으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것처럼 허위보고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군이 이처럼 규정을 무시하고 상식 밖의 행위를 저지른 것은 민자유치를 한답시고 사업 추진을 미뤄오다가 집행시한이 임박하자 미집행으로 인한 사업비 반납을 막기 위해 편법을 동원한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의 복합노인복지단지 조성사업은 지난 2006년 5월 보건복지부가 공모한 특수시책사업으로 전남에서는 곡성군이 선정돼 국비 35억원을 지원 받았으나 5.31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조형래 곡성군수가 군정현안사업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현실성이 없다며 사업을 포기하자 담양군이 이 사업을 가져왔다.

사업을 가져온 담양군은 292억원(국비 49억5천만원, 도비 12억8천만원, 군비 37억7천만원, 민자 192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이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당해년도 사업비로 곡성군이 반납한 국비 35억원과 도비 7억5천만원을 지원받은데 이어 시설비용으로 군비 7억5천만원을 확보하고 부지매입비로 군비 5억원을 별도로 추경예산에 편성했다.

그러나 사업비의 66%를 차지하는 민자유치가 벽에 부딪치면서 이 사업은 표류하게 됐고 급기야 집행시한이 임박하자 편법을 동원해 주인 허락도 없이 남의 땅에다 건물을 짓는다며 입찰공고를 내고 계약을 체결, 착공계까지 제출하는 상식 밖의 행위를 저지르게 된 것.

실제로 군은 집행시한을 한 달 여 남겨놓은 지난해 11월 부랴부랴 설계를 실시하고 부지 매입도 하지 않은 채 12월 14일 긴급입찰공고를 통해 같은 달 27일 사업자를 선정, 계약을 체결했다.

또 이 과정에서 관련 공무원들은 허위계약 사실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규정상 5억원 이상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사업은 반드시 거치도록 되어있는 일상감사 의뢰도 하지 않은 채 긴급입찰공고를 통해 시공사를 선정,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대해 군 관계자는 “지난해 4월 재 멕시코 한인회장인 A씨가 투자의향을 밝혀와 약 3개월간 접촉했으나 실패했고 이후 광주광역시에 소재한 N건설 등 대형 건설사를 찾아 사업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민자유치 노력을 거듭했지만 성과가 없었다”고 밝히고 “잘못된 일인 줄은 알지만 착공시한을 넘기면 중앙에서 지원받은 사업비를 반납하게 돼 이를 막기 위해 부득이 편법을 쓸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한편 군이 복합노인복지단지를 조성하겠다며 시공사와 계약을 체결한 사업장 부지는 서울에 거주하는 A씨 등 4인 공동명의의 토지로 토지 소유주는 매매의사가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명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