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 막말 둘러싸고 파문 일파만파

“이런 ×만 한 놈들을 콱!”, “이런 호로××들이 떼죽으로 몰려 댕기면서...”

마치 저잣거리 시정잡배들 입에서나 나옴직한 쌍말들이 군수 입에서 터져 나오면서 이를 둘러싼 파문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더욱이 쌍말을 퍼부은 상대가 군의회 의장과 군의원이다보니 군의회 차원에서도 공식적으로 문제를 삼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상당기간 파문은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29일 아침 군수실을 찾은 최화삼 의장과 김동주 의원은 전날 대덕면 군정보고회에서 이정섭 군수가 한 발언에 대해 항의를 하러 갔다가 군수로부터 막말을 듣고 봉변(?)을 당한 것.

이 자리에서 이 군수는 최화삼 의장과 김동주 의원을 향해 “이런 ×만 한 놈들을 콱!” 하면서 손이 올라갔고 몸싸움 일보 직전에 이를 지켜보던 비서실장이 뛰어들어 말리면서 싸움은 일단락 됐으나 군수실을 나온 최 의장과 김 의원은 상기된 얼굴로 의회로 향했다.

잠시 후 오전 10시 금성면 군정보고회장에서 다시 만난 군수와 의장은 상호 어색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고 장내는 싸늘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군수의 내빈소개에 이어 인사말을 하기 위해 마이크를 잡은 최화삼 의장은 군수실에서의 황당한 상황에 분이 풀리지 않았던지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군수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최 의장은 “여러분들이 저를 뽑아주셔서 지금 6년째 의정활동을 하고 있지만 지금처럼 의회가 집행부로부터 무시당하고 수모를 겪은 적이 없다”고 말하고 “이처럼 의회를 경시하고 말살을 꾀하는 집행부의 행태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또 최 의장은 “군수가 주민들에게는 자신의 실적을 과장해서 홍보하면서 툭하면 의원들이 예산을 삭감해서 일을 못하게 한다는 둥 거짓말을 일삼고 있다”면서 “이처럼 진실이 왜곡되고 과장되는 거짓말 군정보고회는 없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함께 최 의장은 “신활력사업비로 중앙정부에서 내려온 사업비도 상사업비로 둔갑시켜 마치 군정을 잘해서 상금으로 타온 양 군민들을 기만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민선 4기 들어 횡행하고 있는 퍼주기식 선심성 예산 등 군수의 실정을 낱낱이 밝혀내 군민들에게 폭로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군수와 군의회 의장 간에 상황이 악화된 것은 바로 하루 전 날 열린 대덕면 군정보고회에서 비롯됐다.

이날 보고회에 참석한 김동주 의원이 인사말에서 “올 예산은 지난해 대비 225억원이 증액됐다”고 한 발언을 두고 보고회가 끝난 뒤 이정섭 군수가 자리에 함께 있던 기자들과 주민들을 상대로 “500억원이 증액됐는데 225억원이라고 한다며 의원이 돼갖고 예산도 똑바로 모른다”고 핀잔을 준 것이 화근을 불러 일으켰다.

이 말을 전해들은 김동주 의원이 자료를 찾아 최화삼 의장과 함께 본인이 말한 225억원이 맞다는 것을 입증하고 군수에게 말을 함부로 하지 말 것을 요구하러 갔다가 도리어 봉변을 당한 것.

한편 이날 아침 군수실에서 막말과 고성이 오가는 사이 군수실 옆방 응접실에는 군수를 면담키 위해 군수실을 찾은 주민 수십명이 자리하고 있었다. /한명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