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하이테크농공단지 조성공사가 8개월이 넘도록 공사가 중단되면서 공사와 관련한 각종 대금을 받지 못한 지역업체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이 못 받고 있는 돈은 대략 5억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 가운데 피해업체 대표들은 시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를 입고 있는 지역업체는 현장에서 사용되는 유류를 외상으로 공급한 D주유소(1억6천만원)를 비롯해 N, Y주유소 등이며 포크레인, 덤프트럭 등 장비업체의 장비대와 노임 등도 수천만원 대에 이르고 있다.

이와함께 조경공사를 맡았던 업체 역시 노임(3천만원)을 받지 못해 피해를 입고 있으며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에게 외상으로 식사를 제공했던 관내 식당들도 수백만원 씩의 밥값을 받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지역업체가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은 지난해 2월부터 4월초까지 시공한 19억원 상당의 암석처리공정에 대해 담양군이 설계변경도 없이 임의로 시공한 불법공사라며 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군은 여기에 한 술 더 떠 나머지 암석처리도 시공사에 맡기지 않고 입찰을 통해 부분발주 하겠다는 방침을 통보하고 시공사는 법원에 계약금지가처분 소송을 제기하는 등 감정싸움으로 치달으면서 사태는 악화일로를 걷게 됐다.

이처럼 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예정된 완공기일을 훌쩍 넘겨버리고 표류를 거듭하자 지난해 말 군과 시공사간에 적절한 협의점을 찾기 위한 회합이 마련됐으나 이 또한 별다른 성과 없이 무산됐다.

이 회합에서 군 관계자는 “우선 시공사측에 암반처리공사를 계속하도록 하되 처리비용을 설계단가 대신 시행단가로 낮춰 줄 것을 요구하는 한편 시공사가 이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기존에 불법시공이라고 주장했던 선시공분 15만㎥의 암석처리비용도 인정해주겠다”는 제안을 시공사측에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 제안을 시공사가 받아들여 협의가 이뤄졌다면 곧바로 공사가 재개되고 기 시공됐던 암석처리비용도 지급되면서 공사는 순조롭게 진행되었을 것이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다음날 이 제안은 취소되고 없었던 일로 마무리됐다.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이를 지켜보던 지역업체들은 이날 회합 역시 협의점을 찾지 못하고 무산되자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며 법적대응을 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현재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한 피해업체 대표는 “무려 10개월이 넘도록 외상대금을 받지 못해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하소연하고 “이건 마치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업체 대표는 “군이나 시공사나 자신들의 명분과 이익에만 급급해 우리같은 영세업자의 어려움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며 “양쪽 모두 한 발짝씩 양보해 신속히 협의점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명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