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 출신 사업가 김광자 씨

일본에서 취재진은 한 교포 사업가로부터 담양 출신의 여성기업인이 동경 신주꾸에서 사업을 크게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녀는 김광자 씨로 코리아타운으로 불리는 신주꾸 쇼칸도리에서 ‘한국광장’이라는 대형쇼핑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쇼칸도리에서 한국광장을 찾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한국사람은 물론이려니와 일본 사람들에게도 잘 알려진 한국식품 전문판매장이었다.

반가운 마음에 달려 찾아갔지만 김광자 씨는 만날 수가 없었다. 그녀는 사업과 함께 해균 (와세다대학교 재학)과 창균(동경 상지대학교 재학) 두 아들을 남편에게 맡기고 지난해 대학원 진학을 위해 한국으로 돌아갔으며 지금 서울 모 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고 한다.

‘한국광장’ 건너편에 있는 명동김밥은 그녀의 동생인 김운천 씨가 운영하고 있다는데 그녀 역시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이들 자매는 군의원을 지냈던 무정출신 故 김광명 씨의 여동생이라고 했다.

취재진은 다른 교포기업인들을 통해 김광자 씨에 대한 이야기를 소상히 들을 수 있었다.

교포들이 기억하는 김광자 씨는 한마디로 의지의 한국인이었다. 20년 전 니뽀리에서 고려식품이라는 자그마한 식품가게를 운영하던 그녀는 한국 사람이 많이 거주하는 신주꾸로 이주하면서 본격적인 사업에 나서 오늘날 연간 매출액 30억엔을 웃도는 ‘한국광장’을 경영하는 사업가로 변신했다.

한 교포기업인은 그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긍정적인 사고와 적극적인 경영스타일로 사업에 성공한 김 사장은 당시 많은 한국 사람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과 의지를 심어주었습니다. 정말 억척스럽게 일했죠. 어떤 때는 사흘 밤낮을 잠 한숨 자지 않고 일한 적도 있을 정도로 사업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습니다.”

김광자 사장은 한 때 신주꾸에서 일본에 갓 들어온 한국 사람들을 위한 민박집도 운영했는데 아직도 많은 교포들은 그녀의 친절과 음식솜씨를 아직껏 잊지 못하고 있었다. /한명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