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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한국사회는 발전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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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6.11.02  14:2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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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열 조선대학교 교수
(사단법인 21세기남도포럼 이사장)

사람들에게 ‘무엇 때문에 사느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쉽게 열거하기 어려울 만큼 다양한 대답이 나올 것이다. 그러나 그처럼 가지가지의 대답이 내포하고 있는 가치를 하나로 종합하면 아마도 ‘행복(幸福)으로 귀결지을 수 있을 것이다. 즉 사람은 행복을 추구하면서 살아가는 존재인 셈이다.

그런데 사회적 존재인 인간은 그들이 추구하는 행복도 자기 혼자만의 노력으로 달성되는 것이 있는가 하면, 혼자서는 도저히 도모하기 어려운 것이 있다. 아마도 그 비율로 보면 혼자서 도모할 수 있는 것보다는 그렇지 못하는 경우가 훨씬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예컨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생명의 경우에도 음식습관, 운동, 절제된 생활 등 혼자의 노력으로 도모할 수 있는 것이 있는가 하면, 교통사고, 환경오염, 전쟁, 상해.치사 등 공동(共同)의 노력이 있지 않고서는 이룩할 수 없는 것이 적지 않다.

여기에서 우리는 우리의 안녕(安寧)을 도모하기 위하여 공동의 노력을 하게 되고, 그 과정을 사회생활이라고 하는데 그 목적은 곧 공공선(公共善)을 확보하는데 있다. 따라서 개인의 행복추구와 공공선의 확보는 매우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현대사회에서 공공선의 확보는 개인 스스로의 노력보다는 구성원들이 뽑는 대표의 기능과 역할에 보다 많이 의존하게 된다. 사실 대의제민주주의 하에서 일반 국민들의 경우 특정한 때에 치루 어지는 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 빼고는 별로 정치와 행정에 참여할 기회가 많지 않다. 바로 이점으로부터 얼마나 훌륭한 사람을 우리의 대표로 뽑느냐는 우리의 삶과 행복지수를 결정하는 관건이 되는 것이다.

우리의 민주주의 역사도 어언 60년이 넘었고, 지방자치가 부활 된지도 15년이 경과하였다. 그동안 수많은 선거를 치루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정치 및 행정과정에 대표로 참여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그럼에도 지금 우리 국민들은 ‘선거’라고 하면,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고, 정치인이라고 하면 존경 보다는 기피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우리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대표를 뽑는 신성한 선거가 왜 혼탁의 대명사로 인식되고 신성한 투표권 행사의 결과인 선출직 공직자가 기피대상자로 치부되어야 하는가.
필자는 지난 5.31지방선거에서 우리 인근 지역의 선거결과로부터 중요한 시사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첫째, 가장 양심적이고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인근 D군의 C모 군수가 선거에서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많은 사람들은 ‘선거란 참 묘한 것’이라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것을 보았다. 왜 일 잘하는 사람이 떨어질까. 그러한 현상을 보면서 사람들은 당선을 위해서는 재임 중 군정(郡政) 보다는 ‘사람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을 교훈으로 알게 된다.

해당 지역을 전국 최고의 ‘생태도시’로 만들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전국을 뛰어다니는 것을 지켜보아온 사람들은, 그가 조금만 ‘사람관리’에 신경쓰고 개혁의 속도를 늦추었다면 낙선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하는 것을 보았다.

둘째, 반(反) 우리당 정서 속에서 지역민의 지지도가 높은 민주당 후보를 물리치고 무소속으로, 그것도 오랫동안의 출향으로 지명도마저 낮았던 불리함을 극복하고 당선된 장성군의 유두석 후보의 경우는 지역민들이 정당보다는 후보의 능력을 보고 선택한 결과라는 점에서 지방자치 발전의 가능성을 보여준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유두석 후보의 당선은 어찌 보면 전임 김흥식 군수가 뿌려 놓은 군민의식 개혁운동의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전임 김흥식 군수는 재임 10여 년간 1주도 거르지 낳고 「장성아카데미」를 개최하여 군민의 의식을 선진형, 미래 지향형으로 바꾸어 놓은 것이다. 선거 무렵 그곳을 찾았던 필자에게 유권자들은 서슴없이 “우리는 정당에 상관없이 장성을 훌륭하게 이끌 인물을 뽑을 겁니다”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나는 교육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더디고, 힘들어도 민주주의는 이러한 구성원들의 의식개혁이 있을 때만이 발전 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포기하지 말고 전지해야 하겠다.

대학의 선거 또한 마찬가지이다. 최고의 지성인이라는 교수들도 선거에서만은 관리대상품목(管理對象品目)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이다. ‘골프 접대 세 번에 안 넘어간 교수 있으면 나와 보라’는 말이 대학사회에서 공공연히 나도는 것이 현실이 아닌가. 급기야 서울대학교까지도 직접 선거 대신에 간접선거 방식을 택하기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는 것을 볼 때 총장직선제가 지니고 있는 여러 가지 부작용을 극복하기 위한 구성원들의 고민을 충분히 목격할 수 있다.

지금 우리나라는 세계 12위권의 경제대국이자, IT선진강국이다. 크지 않은 국토에 많지 않은 인구로 이 정도의 입지를 굳히게 된 데에는 교육의 힘이 컸다고 한다. 정치 또한 결국은 교육의 힘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하겠다.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이나, 투표권을 행사하는 국민들이나 모두가 의식을 개혁함으로써 ‘선거망국’이라는 우리의 풍토를 바꾸어 나가야 한다.

우리의 후손들에게 부끄러운 선조라는 말을 듣지 않겠다는 마음가짐만이 우리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오수열 교수 약력
중국인민대학교 정치학박사, 조선대 통일문제연구소장·정책대학원장·기획실장 역임. 現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한국동북아학회 회장, 사단법인 21세기남도포럼 이사장. 주요저서 및 논문=미·중시대와 한반도 외 16권, 논문 140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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