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를 전담하는 공무원이 태부족하다는 말이 나온지는 꽤 오래된다. 역설적으로 복지담당 공무원들이 그만큼 과중한 업무에 시달려 왔다는 이야기다.

장기간 경기침체로 저소득층이 늘고 있는 데다 고령자가 많은 농촌의 경우 도시보다 상황이 더 심각한 상태여서 사회복지담당 공무원에 대한 충원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실제로 사회복지전담 공무원들은 평일에도 밤늦게까지 일하는 것은 물론이고 때로는 주말과 휴일에도 출근해 일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지난달 30일 현재 담양군의 사회복지 전담공무원은 본청 6명, 담양읍 3명, 용면 남면 대덕 각 1명, 나머지 면에 2명씩 총 28명. 이중 본청 근무자 6명을 제외하면 일선에서 복지업무를 전담하는 공무원은 22명에 불과하다. 이처럼 적은 수의 복지전담공무원이 4000명 가까운 기초생활보장수급자를 담당하고 있다.

복지부는 2004년부터 사회복지전담공무원 1인당 기초생활보장수급자 100∼150명을 담당하도록 가이드라인을 정해두고 있으나 실제로는 두 배가 넘는 200-300명을 담당하고 있다.

여기에다 이들은 본연의 업무 외에도 일반민원과 보건위생, 노인, 여성, 아동, 장애인 등 6∼7개 업무를 병행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방역업무와 함께 일부 지역에서는 세무업무까지 맡고 있는 실정이다.

현실이 이렇다보니 복지전담공무원은 이름뿐이고 실제업무는 일반직원들과 다를 바 없다는 불만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다. 아울러 현재 상태로는 밀착형 사회복지는 허울 좋은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자주 흘러나온다.

정부는 저소득 절대적 빈곤계층에 대한 지원업무를 위해 1987년도부터 사회복지담당공무원을 채용하여 읍면동에 배치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전국 읍면동에 약 7500여명이 사회복지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사회복지담당공무원은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무의탁노인, 알코올중독자 등 절대빈곤계층들에게 최저생계비지급, 장애수당지급, 경로수당지급, 생활상담, 장제비지급, 학자금지급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들 절대빈곤계층은 더 이상 추락할 것이 없는 상태로 사회나 정부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렇다보니 사회복지담당 공무원들은 이들의 불만과 불평을 들어주는 상담사 역할도 해야 하고 때로는 이들로부터 협박과 폭언 등에 시달리기도 한다.

또한 농촌의 경우 고령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을 보살펴야 할 사회복지 전담공무원의 증원은 거북이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어 저소득층 방문서비스 등 사회복지 본연의 업무마저 차질을 빚는 경우가 허다하다.

공무원 A씨는 “사회복지전담 공무원들의 업무과중 현상은 이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업무에 대한 자긍심은 물론 전문성마저 결여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주민생활지원서비스라는 특성에 따른 인센티브 제공 등 사회복지전담 공무원들의 사기를 앙양시킬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공무원 B씨는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지역에 홀로 사는 독거노인이 급증하고 있는데 현실은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는 고령사회를 복지가 자전거를 타고 쫓아가는 형국”이라며 “사회복지전담 공무원의 절대 부족과 이어지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타령 속에 실질적인 노인복지는 자연히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나라 노인복지정책의 현주소”라고 개탄했다.

이에대해 주민들은 “복지전담 공무원의 부족현상은 갈수록 늘어나는 기초생활보장수급권자나 고령자 등에 대한 서비스 욕구를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자칫 복지사각지대를 양산할 우려가 크다”며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하루빨리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을 늘려서 복지서비스 대상자들의 불만을 최소화하고 양질의 복지혜택 제공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명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