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이 추진 중인 ‘농촌복합노인복지단지 조성사업’이 1년이 넘도록 이렇다 할 계획조차 세우지 못한 채 표류를 거듭하고 있다.

더욱이 이 사업은 당초 사업자로 선정된 곡성군이 지난해 7월 사업을 포기하고 전남도에 반납한 것을 담양군이 시행하겠다고 받아온 명시이월 사업이어서 올해 안에 사업을 착수하지 못할 경우 사업비를 반납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표류 중인 ‘농촌복합노인복지단지 조성사업’은 지난해 5월 보건복지부가 공모한 특수시책사업으로 전남에서는 곡성군이 선정돼 국비 35억원을 지원 받았으나 5.31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조형래 군수가 군정현안사업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사업을 포기하기에 이른 것.

이와관련 조 군수는 총 사업비가 577억원이나 소요되는 대규모 사업인데 국비 49억5천만원과 도비 12억8천만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업비가 군비와 민자유치로 충당하도록 되어있어 당초부터 무리한 사업이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곡성군은 사업추진을 위해 죽곡면 태평리 일대 23만7600㎡에 단독주택 200가구 규모의 주거시설과 복합노인복지시설, 여가 체육시설, 생산시설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사업비는 토지매입비와 기반시설비 등을 포함 총 577억원으로 이중 국비지원 35억원을 뺀 나머지는 군비와 민자유치로 해결한다는 방안을 수립, 농촌공사와 MOU까지 체결했다.

그러나 한 해 자체수입이 130여억원에 불과한 곡성군으로서는 500억원이 넘는 엄청난 투자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민간업체들도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투자를 꺼리는 가운데 MOU를 체결한 농촌공사마저 사업포기서를 제출함에 따라 사실상 추진이 어렵게 됐고 결국은 사업을 포기하고 지원받은 국비를 반납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상황이 이에 이르자 전남도는 곡성군에서 반납한 이 사업을 추진할 다른 자치단체를 물색하게 됐고 이 과정에서 담양군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사업을 떠맡게 됐다.

사업을 떠맡은 담양군은 곡성군의 절반 수준인 292억원(국비 49억5천만원, 도비 12억8천만원, 군비 37억7천만원, 민자 192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이 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당해년도 사업비로 곡성군이 반납한 국비 35억원과 도비 7억5천만원을 지원받은데 이어 시설비용으로 군비 7억5천만원을 확보하고 부지매입비로 군비 5억원을 별도로 추경예산에 편성했다. 그러나 사업비의 66%를 차지하는 민자유치가 벽에 부딪치면서 표류하게 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미 예견된 상황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곡성군에서 이미 현실성이 없다고 판단해 반납한 사업인데 담양군이라고 별 뾰족한 수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군은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로부터 기본계획을 승인 받은데 이어 올해 5월에는 행정자치부로부터 지방재정투융자 심사를 마치고 6월 말까지 민간투자자와 사업협약서를 체결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아울러 올 6월부터 부지매입에 들어가고 8월부터 노인복지시설에 대한 실시설계를 거쳐 12월에는 공사계약 및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이에따라 군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민자유치를 위해 다각도로 접근을 시도했지만 기대했던 결과물은 하나도 얻지 못한 채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이에대해 군 관계자는 “지난 4월 재 멕시코 한인회장인 A씨가 투자의향을 밝혀와 약 3개월간 접촉했으나 막상 구체적인 협의단계에 들어가자 A씨가 포기의사를 전달해왔다”며 “이후 광주광역시에 소재한 N건설 등 대형 건설회사를 찾아 사업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민자유치 노력을 거듭했지만 아직까지 한군데도 이렇다 할 답변을 얻어내지 못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연말까지 민간투자부분 사업자 선정이 안 될 경우 복지부, 전남도와 협의해 사업비를 내년으로 이월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지만 어떻게든 올해 안에 착공을 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군은 이처럼 민자유치가 어렵게 되자 한편으로는 사업축소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올해는 당초 계획했던 200세대 규모의 주거시설을 50세대 정도로 축소하고 점차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지만 만약 민자유치가 끝까지 벽에 부딪치면 주거시설 없이 복지시설만 착공한 뒤 추후 민간투자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군의 이같은 계획은 당초 보건복지부가 구상한 농촌복합노인복지단지 조성사업(100세대 이상 규모의 주거시설과 복합노인복지시설, 여가?체육시설, 생산시설 등 조성)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고 사실상 민간투자부문도 실현 가능성이 낮은 가운데 졸속으로 사업이 추진될 경우 향후 운영에 따른 관리비 부담 등 재정부담도 만만치 않아 자칫하면 애물단지로 전락할 우려마저 안고 있어 차제에 사업자체를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한명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