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보름 사이에 가로수음악회가 두 번 열리는 파행이 벌어졌다.

극단에 치달은 이 번 사태를 두고 ‘지역 분열’, ‘패거리 정치’ 등 평가가 난무한 가운데 가로수사랑군민연대(이하 가로수연대)가 자신들을 대표했던 의장을 제명하는 초유의 사건이 벌어지면서 항간에는 ‘가로수 반정(反正)’이란 세평(世評)이 나돌고 있다.

가로수연대에 의하면 지난 20일 회의를 갖고 소속단체 대표들의 만장일치로 이모 의장을 제명한다는데 의견을 모았으며 신임의장에 김광훈 목사(고서 주산교회)를 추대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지난 1월 ‘사회단체교부금 사용방법 교육’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郡관계자는 당시 교육을 실시하기 전 “관내 사회단체 장과 업무담당자를 파악하기 위해 일일이 전화를 이용해 조직을 파악했었다”며 이모 의장에게 가로수연대의 조직에 대해 묻자 “현재 가로수연대는 사무 볼 사람이 없다”는 말과 함께 “현재 사무국장과 연락이 되지 않아 업무를 추진하기 어렵다. 가로수음악회 예산은 郡에서 알아서 집행해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는 것.

이어 郡관계자는 “추후 확인한 결과 사회단체교부금 사용방법 교육 시에도 이00 前의장은 향토문화연구회장 자격으로 참석했으며 가로수연대측에서는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었다”고 덧붙였다.

이후 관계공무원은 책임자였던 이 前의장의 말에 따라 가로수연대가 업무추진능력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으며 그에 따라 가로수연대에 책정됐던 사회단체보조금을 담양문화원으로 이전했다.

이에 따라 지난 10일 郡 주도하에 급조된 가로수음악회는 행사 명칭은 가로수음악회이면서 실내에서 열리는 등 파행을 겪었으며 초청가수공연료 750만원, 무대시설 250만원으로 총 1천만원에 달하는 공연료를 지급함으로써 예산낭비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크게 반발한 가로수연대측은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의장 개인이 단독으로 처리한 업무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원 취지에 맞는 가로수음악회를 다시 갖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와 관련 가로수연대 관계자는 “가로수음악회가 실내에서 치러진다는 것을 알고 ‘가로수’라는 말을 쓰지 말 것을 요구했으나 묵살당했다”며 “지난 10일 열린 음악회가 가로수음악회 취지에도 안 맞고 명분도 없는데다 낭비성 음악회라는 지적이 있어 가로수연대 주관으로 정통성과 맥을 이어가는 가로수음악회를 제대로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이같은 상황과 취지에 공감한 지역출신 가수와 예술인들이 무료 출연에 적극 호응해줘 가로수길에서 음악회를 열게 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 前의장은 “작년 선거 이후 사무국장과 한두 번 밖에 연락이 되지 않았다. 예산이 세워져 있으므로 올 봄부터 회의를 열어 일단 추진했으나 실무를 책임졌던 사무국장이 참석치 않아 포기할 수밖에 없었으며 郡에 7월경 구두로 가로수연대 의장직에 대한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7월 10일경 사무국장이 전화를 해 8월에 있을 가로수음악회에 대해 묻자 전후사정을 설명했다”며 “예산이 문화원으로 이전됐다는 것은 차후에 알게 됐으며 가로수음악회가 다시 열린다는 것도 아침 산책길에 현수막을 보고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를 두고 지역민들의 의견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책정된 예산 운용에 급급한 나머지 사안을 정확히 파악하지 않고 졸속 행정을 추진한 관계공무원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도 있지만 대게는 이모 前의장에 대한 정치적 뉘앙스의 하마평이 주류를 이룬다.

“정치적 거래를 의심케 하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사전 조율이 필요했었다”는 의견을 피력한 A씨. 그는 “의장이란 직분이 제명되는 사태까지 벌어지도록 방치한 것은 지역 원로로서 바람직하지 못하며 지금이라도 화합을 위해 모두가 나서야 할 때다”고 주문했다.

B씨는 “지역에 사회단체가 존속한지 오래됐고 여러 단체가 있지만 회원들에 의해 의장이 갈리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인 것 같다”며 “원인이야 어찌됐든 일어나선 안 될 일이 일어나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의장 제명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이어진 ‘가로수음악회’. 주민들은 선거후유증이 계속되는 한 지역발전과 주민화합은 공염불에 그친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서영준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