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1. 올해 2월. 경기도 양주에서는 합기도 학원을 마치고 귀가하던 초등학생 황 아무개군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원인은 바로 학원차량. 황 모군은 문틈으로 옷이 끼인채로 10미터가량 끌려가다 숨졌다.

사례 2. 올해 3월 경 경남 울산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피아노 학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초등학생 박 아무개양 역시 학원차량 문틈에 옷이 끼인 상태에서 차량이 출발했다. 박 양은 그대로 차량 바퀴에 깔려 숨졌다.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의 자료를 보면 2005년 한 해에만 3백여명 어린이가 사망했다.
부상당한 어린이는 2만6천여명을 넘는다. 2004년(사망 300명, 부상 2만5천여명)에 비하면 어린이 사상자는 1천명 가량 증가했다.

어린이 교통사고의 최근 경향은 보행사고는 줄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2004년 보행중 사상자는 2004년 1만2천여 명인데 비해 2005년 은 1만여명으로 약 2천여명이 줄었다. 전체 사고가 증가하는 추세에서 보행 이외의 사고 즉 차량사고가 늘고 있음을 알 수 있다.(표 참조)

사례에서처럼 최근에는 학원차량에 의한 어린이 교통사고 발생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어린이통학버스 사고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이 법적 제제 조치가 미흡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어린이통학버스는 현재 차량 이용자가 어린이라는 점을 감안해 일정한 안전시설을 갖추어 보호차량으로 운행하고 있다. 안전시설을 갖춘 어린이통학버스는 관련 기관에 신고하도록 되어있다.

그러나 어린이통학버스 운영 규정은 ‘의무’가 아닌 ‘권고사항’이다. 때문에 안전시설을 갖추도록 한 어린이통학버스의 개조에 관한 관계법규 규정도 힘을 잃게 되는 것이다.

송자 세이프키드코리아 대표는 “차량개조 비용을 지자체가 지원해 등록하도록 유인하고 어린이통학버스 차량으로 등록하지 않을 경우 처벌하도록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법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원’과 ‘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현행 도로교통법은 어린이통학버스로 신고 한 차량에 대해 △버스 전용차로 통행 △어린이들 승하차시 주변차량 일시정지 의무 △끼어들기 금지 의무 등 주변 도로상황의 안전을 담보하고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신고를 유도하기 위해 지원정책을 펴는 곳도 있다.

문제는 혜택보다 투입되는 비용이 높다는 것이다. 어린이통학차량 신고필증을 받기 위해서는 소화기를 비치하고 △어린이용 좌석안전띠 △승강구 발판높이 △정차 표시 점멸등 등을 갖춰야 한다. 이렇게 하면 차량개조 비용만 200만~300만원이 소요된다.

또 자영업에 속하는 유치원, 학원 등에서는 인원부족으로 보조교사가 동반탑승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게다가 어린이통학차량 지정은 보험료 상승 요인으로 작용해 직접적으로 학원 운영에 부담이 될 것을 우려한 학원 등이 신고를 꺼리고 있다.

그러나 신고하지 않을 경우의 벌금은 최고 7만원에 불과해 불법을 알면서도 적극적으로 불법사항을 해소하지 않는 이유가 되고 있다. /여의도통신 장정욱 기자

“보다 강한 ‘채찍’과 보다 달콤한 ‘당근’이 필요”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어린이통학버스’란 보육시설, 유치원, 초등학교, 학원 등 13세 미만 어린이를 대상으로 교육 하는 시설에서 어린이의 통학 등에 이용되는 자동차다. 말 그대로 어린이를 보호하는 차량이다.

이렇게 어린이통학버스로 신고를 하면 차량보조금을 지원 받을 수도 있고, 버스전용차로 통행, 어린이들의 승하차시 주변차량의 일시정지 의무, 끼어들기 금지 의무 등 여러 해택이 주어진다.

해택에도 불구하고 최근 어린이통학버스 관련 사고가 늘고 있다. 특히 차량의 구조적 문제에 의한 사고들이 증가한다. 올해 초 경남 울산과 경기도 양주에서 아이가 학원 차량에 옷이 낀 채 끌려가 목숨을 잃는 사고가 각각 발생했다. 보조교사가 동승해 있었거나 차량 구조만 제대로 개조됐다면 방지할 수 있었던 사고였다.

이런 사건을 방지하기 위해 어린이통학버스의 경우 소화기 비치, 좌석안전띠 조정, 승강구 발판높이 변경, 정차 표시 점멸등 설치 등의 구조변경을 해야 하도록 법으로 규정되어 있다. 안전한 주행과 어린이의 승?하차 시 안전을 위한 필수적 장치들인 것이다. 필수 장비가 갖추어져야만 어린이통학버스로 신고 할 수 있고 그에 따른 해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역마다 차이는 있겠으나 실제 어린이통학버스 등록률은 30퍼센트를 넘는 경우가 없다. 나머지 70퍼센트의 차량은 개조를 하지 않거나 불법으로 개조된 차량을 운행하고 있는 것이다.

왜 이렇게 등록률이 저조한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비용이 많이 드는데다 법적 제제가 부담되지 않기 때문이다. 위에서 열거한 조건(어린이통학버스로 신고하기 위한 차량 개조 조건)을 충족시키는데 드는 비용이 대략 200만~300만원이 든다. 그에 비해 차량을 개조하지 않고 사용하거나 불법으로 개조하는 경우, 적발 되더라도 최고 벌금이 7만원이다. 어린이 시설에서 차량등록을 꺼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결국 해결책은 ‘채찍’을 더욱 강하게 하고, 대신 ‘당근’ 또한 더욱 달콤하게 하는 법규 제정이다. 어린이통학버스 신고를 의무화 하고 체계적인 관리 및 단속을 해야 한다. 또한 어린이통학버스 개조에 드는 비용을 정부 혹은 지자체가 일부 부담하는 현실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 이 외에도 어린이통학버스 신고절차를 간소화 하고 운전자에 대한 자격증 제도 도입 등을 법적으로 규정하는 법안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어린이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 어린이의 안전이 우리의 소중한 미래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관심을 가지고,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다시는 ‘우리의 소중한 미래’가 상처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정해인(세이프키드코리아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