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전뉴스’는 옛말이다. ‘땡이뉴스’가 요즘 뜨고 있다. ‘땡이’가 뭐냐? ‘띠띠띠 띠- 이명박 후보에 대한 의혹이 새롭게 제기 됐습니다’ 이런 게 나온다는 것이다.

하루라도 이명박 후보의 의혹이 제기되지 않으면 무슨 일이 생기는 것 같다. 과거에는 주말연속극 간격으로 나오던 의혹이 이제는 일일 연속극화 되고 있다. 물론 이명박 후보 쪽도 답답할 거다. 할 말이라곤 “우리와 무관하다”, “전형적인 정치적 음해다”, 뭐 이런 논리로 밖에 대응하기 어려우니 말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사람들이 “이런 의혹, 앞으로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들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선 국면에서는 이런 의혹 제기가 연달아 이어지는 것도 후보 쪽으로서는 큰 짐이 된다. 왜냐. “너무 흠이 많으니 결국 본선 가서 미끄러지지 않겠냐”는 ‘의혹’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소제 : 이명박, 의혹을 기회로 만드는 방법!

그럼 어떻게 하느냐. 박근혜 후보 쪽에서는 이명박 후보가 전 재산을 다 헌납한다는 카드를 제시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사회환원해서 판을 뒤집은 경우가 거의 없었다. 게다가 헌납한다 하더라도 사람들은 그럴 거다. “뭔가 숨겨둔 큰 것이 있기 때문에 저렇게 헌납하는 것 아니겠냐”고 말이다.

문제는 서민들의 분노다. ‘못된 부자’라는 인상을 심어서는 안 된다. 그런 대책을 세우는 것이 이명박 후보로선 온갖 의혹에 대해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대처법이다. 따라서 다음 세 가지 방법 한 번 유념해두시라.

기존에 집 있는 사람 말고 완전 무주택자에게 집 한 채 씩 드리는 대책을 세우겠다는 것이다. 그럼 ‘어디 땅, 어떤 돈으로 하겠냐’, 이런 반론이 제기될 것이다.

방법이 있다. 첫 번째는 ‘대운하 옆에 강변 아파트를 짓겠다’ 이런 공약을 만드는 것이다. 상당 면적의 강변이 국공유지 아닌가? 그 강변이 낙동강까지 이어지는 것이고. 그럼 엄청난 수의 강변 아파트를 지을 수 있다. 하지만 ‘교통편이 불편해서 쓸모 있겠냐’는 반론이 제기될 것이다.

그럼 한강에다가 서울 한남대교까지 한 시간 이내에 주파할 수 있는 쾌속정을 배치하는 것이다. 그리고 5분 간격으로 돌리겠다고 하는 것이다. 종부세도 안 받겠다고 하는 것이다.

강변이라 조망권 탁월하지, 교통편 튼실하지, 절세 효과도 있지. 당연히 그 아파트 가격 뛰지 않겠나? 그 분양수익으로 국가가 돈을 벌어 무주택자를 위해 집을 지어주는 것이다. ‘부자가 잘 살면 서민도 잘 산다’, 이런 공식에 충실한 방법 아니겠나?

두 번째는 ‘이명박 부동산 교실’을 여는 것이다. 부동산 투기가 아니었다고 100% 믿는다고 치자. 그러고 끝내기엔 아쉬움이 크다. 이명박 후보 일가의 부동산과 관련한 노하우는 그냥 썩히기 아까운 것들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국민들에게 전수해줌으로써, 이게 투기가 아니라 실력이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과목은 이런 것이다. ▲개발 예정지가 어디인지 감별할 수 있는 능력(강사 이명박 후보) ▲세금 안 내고 가압류 당하면서도 끝까지 땅 지키기 (강사 처남 김재정) ▲온갖 의혹을 의혹으로 그치게 만들고 언론이 더 이상 시비 걸지 못하도록 손 쓰기(강사 박형준 대변인) ▲특강, 위장전입 고백으로 부동산 투기 의혹을 벗는 방법(강사, 역시 박형준 대변인) 뭐 이런 것이다.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의혹을 씻는 방법, 어떤가?

세 번째 방법은 ‘가족 사랑’이라는 컨셉을 앞세워 역이용하는 것이다. 큰 시세차익을 포기하고 가족들에게 거의 원가에 공급했던 이명박 후보의 가족 사랑을 보면서, 가족 해체 시대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고 홍보하는 것이다.

‘가족사랑 시민연대’ 이런 이름의 급조한 시민단체를 만들어 ‘21세기 가족상’ 대상 수상자에 선정되도록 하는 것이다.

지금 이명박 후보의 홍보대사로 탤런트 이덕화 씨를 앞세울 게 아니라 가수 양파 씨를 선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벗겨도 벗겨도 계속 나오니 말이다. 작은 의혹이라도 당당하게 대응하는 이명박 후보의 모습이 아쉽다.

소제 : 닮음꼴 VS 안닮은꼴

대선 주자들마다 롤 모델이 있다. ‘이런 정치인이 되고 싶다’며 모델로 삼는 인물이 있다는 것이다. 그 후보에게 그 인물과 연관해서 닮은 것과 닮지 않은 것을 골라봤다.

▷이명박 후보는 간디를 닮고 싶어한다. 특히 무저항 정신에 감동 받았단다. 간디와 이명박의 닮은 점은 세금에 반대했다는 점이다. 간디는 인도 사람들에게 소금 못 만들게 하고, 영국에서 나눠주는 소금을 세금 내고 받아가도록 한 영국의 처사에 반대해 투쟁했지? 그 유명한 소금세 반대투쟁이 그렇다.

이명박 후보 같은 경우 종합부동산세를 완화하고 법인세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세금 줄이자는 운동이다. 둘 다 서민들을 위한 세금 반대라는 점에서 동일하다. 반대로 차이점은 한 사람은 ‘돈이 없다’는 점이고, 다른 한 사람은 ‘돈이 많다’는 점이다.

▷박근혜 후보는 대처를 닮고 싶어한다. 특히 영국을 일으켜 세운 리더십에 감동 받았단다. 대처와 박근혜의 닮은 점은 여성 최초로 보수적인 정당의 첫 번째 여성 대표가 됐다는 점, 대처는 총선, 박근혜는 각종 재보선과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는 점이 공통된다. 그러나 닮지 않은 점은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가정을 일궈봤다는 점’이다. 이 이야기는 이명박 후보 쪽에서 주로 한다.

▷손학규 후보는 세종대왕을 닮고 싶어한다. 한글을 창제한 그 창조정신을 본받고 싶단다. 세종대왕과 손학규의 닮은 점은 왕위 계승 3순위였다는 점이다. 세종대왕은 태종의 셋째 아들, 손학규 후보는 현재 모든 대선 후보 여론조사 결과 지지율 3위라는 점이 비슷하다.
과연 손학규 전 지사가 1등을 할 수 있을까? 따라서 닮지 않은 것은 아직 ‘국가 최고 지도자가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또 왕이 되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리고 탈당, 말 갈아타기는 과거 정치 행태에 비해서 그다지 창조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정동영 후보는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을 꼽았다. 냉전으로 위축된 미국 국민들에게 달나라 가는 시대를 열겠다며 비전 제시한 것을 높이 샀다. 케네디와 정동영의 닮은 점은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했다는 점, 웅변과 재치를 무기 삼아 국민에게 호소하는 방법을 자주 이용하였다는 점, 기자회견에서도 텔레비전을 유효하게 활용하였다는 점이다.
닮지 않은 점은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되지 못했다는 점, 웅변과 재치를 무기 삼아서 젊은이들에게 투표를 호소했다가 노인 폄하 발언 시비에 휘말렸다는 점, 기자회견에서 텔레비전을 유효하게 활용은 했는데 국민들에게 ‘쇼한다’는 이미지를 준다는 점이다. 신선감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이해찬 후보다. 지금은 고인이 된 통일운동가인 문익환 목사를 꼽았다. 문익환과 이해찬의 닮은 점은 일단 깐깐하다는 점이다. 문익환 목사가 한신대 교수로 있을 때 별명이 ‘문이 쾅’이었다고 하지? 학생들을 공부 안 할 수 없게끔 만드는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또 감옥 동기였다는 점이다.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때 억울한 누명을 쓰고 모두 잡혀 들어갔던 것이다.

닮지 않은 점은 문익환 목사는 골프를 한 일이 없고, 이해찬 전 총리는 평균 80 중반의 버디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90대라고 한다. 닮더라도 근본을 닮지 않고 겉모양만 닮아서야 되겠나./여의도통신=김용민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