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에는 침범할 수 없는 성역이란 것이 존재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권력의 최고 정점에 있는 대통령과 정보원(안기부), 검찰, 세무, 언론 등은 누구도 감히 비판하거나 각각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가진 권력만큼 국가와 사회 그리고 국민들에게 책임을 다하지도 않았다. 참여정부는 대통령 스스로 성역을 무너뜨렸고, 언론은 대통령을 동네 북처럼 두드려도 아무 탈이 없는 세상이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성역이 있으니 바로 검찰과 언론이다. 대통령조차 이 시대의 마지막 개혁대상은 검찰과 언론이라는 발언을 했을 정도다. “기자와 정자(精子)가 같은 점은 사람될 확률이 몇 억분의 일이라는 것이다” “기자와 세무공무원 그리고 검사가 술을 마시면 누가 술값을 낼까? 정답은 술집 주인이다”는 우스개 소리는 결코 쉽게 흘려보낼 말은 아니다.

과거에는 백성들이 가장 두려워했던 사람이 세리(稅吏)였다고 한다. 지금처럼 모든 세무 정보가 전산처리되지 않았던 시절에는 세무공무원들이 세금을 높이거나 깎아주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세금의 불공정에 대해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검찰도 자정(自淨)과 자성을 다짐하며 피의자의 인권 보호를 위해 반말 안 하기, 자백 강요 안 하기 등을 실천하고 있다. 옛날에는 20대의 젊은 검사가 머리카락이 하얗게 변한 사람에게도 반말을 하거나 손찌검을 한 경우도 다반사였다고 한다.

일제시대에는 일본 천황을 예찬하고, 조선인민이 대일본제국에 충성을 해야 한다고 떠들었으며 군사독재시절에는 독재자에게 온갖 추파를 던지며 아첨을 하던 언론 자본들이 지난 시절을 반성하기는커녕 국민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낸 민주화의 결실을 그들의 권력을 확장하는데만 악용하고 있다.

거대 언론자본으로 일컫는 조`중`동의 이러한 행태는 고스란히 기자들에게도 전염되어 괜찮은 사람들도 그 속에 들어가면 같은 패거리가 되어 언론자본의 양아치들에게 예속된 앵벌이로 변하고 만다.

얼마 전에 담양의 모 인터넷 신문사 기자들이 건설현장에서 금품을 갈취한 혐의로 구속되었다. 그런데 광주`전남지역 일간지 장성군 주재기자 몇 명이 장성군의 모 건설현장에서 수 백 만 원의 돈을 갈취한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 아마도 경찰 조사에서 드러난 이들의 금품 갈취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으로 짐작된다. 장성군에는 대형 국가 기반시설 공사가 여러 곳에서 이루어졌거나 지금도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문에 의하면 이들은 직접 금품을 요구한 것 외에도 자신들이 운영하는 사업체를 이용하도록 강요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골프채를 요구했다가 이를 들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비리를 보도하는 등 온갖 악행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사회가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언론자본의 성역화가 무너져야 하고, 지방자치가 건전하게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지방언론과 지역언론이 바르게 서야 한다. 지방신문의 주재기자들에 의한 폐해는 언론개혁의 화두가 된 지 오래되었다. 2007년 지역신문 발전지원 대상 신문사에서 탈락한 일간신문사 가운데는 주재기자의 비리로 인한 이유가 가장 많았다. 비리 주재기자들의 퇴출은 언론개혁 뿐 아니라 사회정화 차원에서도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과제다.

/변동빈(장성군민신문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