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아버지와 할머니 밑에서 어렵사리 공부한 담양의 딸이 입학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이화여대 진학을 포기해야 할 형편에 놓이자 각계각층에서 성금을 내놓는 등 감동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이화여대 경영학부에 합격한 신가람(창평고 졸업예정. 지침리)양은 개인사업을 하던 부친이 부도로 인해 단란했던 가정이 파국을 맞자 외가에 맡겨져 젖먹이 때부터 부모의 사랑대신 외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보살핌 속에서 학업에 정진한 끝에 이화여대에 당당하게 합격했지만 집안의 경제력이 전혀 없어 2월 6일까지 납부해야 하는 등록금 400여만원을 비롯 기숙사비를 마련하지 못한 채 온 밤을 눈물로 지새우고 있다.

신양의 아버지는 17년전 중장비 사업을 하다 사업에 실패, 이혼을 하여 현재는 행방불명된 상황이고 어머니는 돈을 벌 목적으로 현해탄을 건너갔지만 불법체류자 신세여서 자신을 돌보기에도 급급한 상황으로 알려져 주위 사람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더욱이 집안에서 경제력을 갖고 있는 이는 기초생활대상자로 선정된 칠순의 외할아버지 뿐으로 새벽부터 일어나 상가를 돌며 수집한 파지를 팔아 겨우 겨우 생활비로 조달하고 있는 실정이며 외할머니도 신양 뒷바라지를 위해 수년 전부터 대전 친척집에서 기거하며 애들을 돌보고 생활하고 있는데 겨우 명절에나 얼굴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다.

누구보다 성실했던 외할아버지의 도움으로 창평고에 진학해서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경영의 나래를 펼치기 위해 경제 사회 문화 과목에 전념한 것을 비롯 틈틈이 경제 관련 잡지나 신문을 통해 경영학도로서 갖춰야 할 기초 지식을 연마하면서도 친구들이 싫어하는 교내 재활용품 선별이나 청소 등 봉사 활동을 펼칠 때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앞장서서 학교 생활에 임했다.

외할아버지에게만 전적으로 의지 할 수 없어 입시가 끝나자 마자 신 양은 등록금을 마련하려고 오전에는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과외 공부를 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대부분 요통을 호소하는 외할아버지 병원비와 약값으로 써야 하고 오후에는 집안 청소나 밑반찬 만들기 등 그동안 외할아버지로부터 받은 사랑을 효로 보답하는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신 양은 "지금까지 공부하는 동안에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지 않은 터라 이렇게 절박한 상황에 놓이게 돼 착잡하다"면서도 "지금의 어려움 때문에 고등학교 입학 때부터 제가 꿈 꿔왔던 경영학도로서 이상을 허물고 싶지 않다"고 대학진학 의지를 밝혔다.

또 신양은 "지금까지 도움을 받으며 살아왔고 지금도 도움을 청하는 입장이지만 이제는 이번이 마지막 도움이라고 생각하고 살아갈 것"이라며 "대학에 들어가면 제가 가진 지식이라는 재산으로 어려운 이들에게 더 큰 배움의 기회를 주고 싶고 졸업 후에는 대기업에 취업하여 제가 받은 것들을 조금이라도 갚기 위해서도 반드시 대학에 진학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이같은 사연이 알려지자 군은 담양군장학회를 통해 등록금 지원을 검토중이며 본사 임직원들이 100만원의 성금을 모아 전달한 것을 비롯 신 양의 모교인 담양남초교총동문회장단에서 10만원, 대나무문화연구회(회장 박주환) 10만원, 시민단체인 담양을 아끼는 사람들(회장 김광훈)에서 10만원, 송학민속박물관(관장 김종욱) 10만원, 노영미 10만원, 김정태 10만원, 조영해 2만원, 박연홍 한국산업안전공단 광주지역본부장 10만원, 임영효 전. 담양보건소장이 10만원을 기탁했다.

또한 평소 어려운 이들을 위해 자신의 일처럼 여기고 활발한 봉사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김원기 담양새마을꽃집 대표가 20만원을 쾌척하는 등 '담양의 딸 대학보내기'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신가람 양 돕기 계좌: 농협 603076-52-109809(예금주 신가람), 담양주간신문사(383-2772)로 연락하면 된다.

<26일 이후 도움을 주신 분들은 다음호에 게재합니다>

/정종대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