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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6.03.25  15:2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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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이 깨어야 한다”





대학교수들이 2006년 병술(丙戌)년 한해 정치, 경제, 사회의 소망을 담은 사자성어로 ‘약팽소선(若烹小鮮)’을 선정했다. 약팽소선은 노자 60장에 나오는 말로 원문은 ‘치대국약팽소선(治大國若烹小鮮)’이며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생선을 삶는 것과 같다’는 의미다.



이는 ‘무엇이든 자연스럽게 두면서 지켜보는 것이 가장 좋은 정치’라는 것을 뜻한다. 즉 국가운영 등 모든 일을 추진할 때 조심스럽고 신중에 신중을 거듭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얼마나 갈등과 반목이 심각했으면 올해를 ‘약팽소선’으로 선정했을까 싶다.



사실 지난해는 보수와 진보간 이념적 갈등, 노사간, 상하 계층간, 지역간, 집단간 갈등과 반목이 매우 심각했던 한해였다. 국외적으로 남북한 관계는 물론 한미, 한일 등 국제적 외교관계가 결코 우호적이지 못했으며, 국내적으로도 황우석 교수 사태를 비롯해 사학법 개정, 쌀 개방 등 각종 이슈는 한국 사회 전체를 혼란과 갈등 속으로 몰아넣었다.



오는 5월 31일 실시될 지방선거 출마 후보자에 대한 정당 공천이 발표되면서 지역정가가 술렁이기 시작한다. 공천자들은 앞다투어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선거사무소를 개소하는 등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주민들도 새로운 룰이 가져올 파장에 큰 관심을 보이며 지방의회의 변화를 점쳐보기도 한다.



개정된 지방선거법은 먼저 정당공천이 배제됐던 기초의원에 대한 공천제도를 도입했다. 명목상으로는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기 위해 정당공천이 전제돼야 한다는 이유다. 이와 함께 지방의원에게 매월 일정액을 지급하는 유급제를 도입하는 대신 의원 정수를 대폭 줄였다. 동시에 선거구를 광역화해 한 선거구에서 2~4명을 뽑는 중선거구제로 바꿨다.



이번 지방선거제도의 개정은 지방의원의 성격과 인적 구성을 크게 바꾸는 데 목적이 있다고 국회 정치개혁특위는 밝혔다. 유급제를 실시해 유능한 인력을 지방의회에 흡수하고, 중선거구제를 통해 지역 토호세력의 의회 장악을 막고, 비례대표제와 정당공천제를 통해서 여성과 전문인력을 수혈한다는 취지다. 말 그대로라면 이번 지방선거는 완전히 새판짜기가 될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번 선거는 여느때보다 치열한 움직임이 예상되고 후보간, 운동원간에 갈등과 반목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선거가 끝나고 결과에 불복해 벌어질 것으로 예견되는 고발사태 등 어지러운 현상들이다.



자고로 갈등과 반목은 부정에서 출발한다. 인정하지 못하는데서 갈등이 시작되고 반목을 초래한다. 어떠한 사유로든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다는 것은 스스로가 신사임을 부정하는 것이자 정치인의 자질이 없다는 것을 표방하는 행위다. 결과에 깨끗이 승복할 줄 아는 자세야말로 정치인의 참 모습이자 바람직한 태도다.



올해로 지방자치 10년을 맞이했다. 우여곡절이 없지 않았다. 점수로 따지면 사실 낙제점을 줄 수밖에 없다. 지방의회의 경우 비난을 넘어 무용론마저 대두됐다. 하지만 지방의회가 나름대로 한 역할을 부인할 수 없다. 폄하해서도 안 된다. 지난 10년의 풀뿌리 민주주의는 다시 10년, 100년을 향한 실험이요 걸음마였다. 하룻밤 사이 주민참여 민주주의를 도둑맞았다고 푸념만 하지말자. 기왕 만들어진 틀이라면 이상론일지 모르지만 새 제도의 참뜻을 살려가려는 노력이 절대 필요하다.



이 시점에서 가장 우선되어야 할 것은 뭐니뭐니해도 지방선거에 임하는 주민들의 자세다. 주민들 스스로가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깨어 있어야 한다. 후보 개개인에 대해 지역의 갈등을 봉합하고 화합을 추구해 갈 리더십은 갖추고 있는지, 지역발전을 선도해 나갈 확실한 비전과 추진력은 있는지, 도덕성에 결함은 없는지, 지역사회에 어떠한 기여를 했고 앞으로 기여할만한 능력은 있는지 등을 꼼꼼히 살펴서 올바른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 유급에다 정당공천까지 하는 마당에 함량 미달의 후보를 당선시키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깨어 있으면 변칙은 통하지 않는다. 주민들이 확실히 깨어있으면 갈등과 반목은 비집고 들어설 자리가 없다. /한명석 局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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