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부터 중앙부처를 중심으로 우리나라가 앞으로 무엇을 먹고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심각하게 진행되어왔다. 21세기 지식산업시대에 우리는 어떤 산업을 주력산업으로 선정해서 거기에서 얼마만큼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인가에 대한 과제를 놓고 여러 분야에서 고심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국가의 전략산업은 무엇이고 지역의 전략산업은 어떤 산업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를 찾아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는 실정이다. 한마디로 국가의 미래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몸부림이며 이를 찾아내지 못한다면 국가경쟁력의 퇴보는 말 할 것도 없고 세계시장에서 한국의 지위 역시 추락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도 우리 지역의 성장동력을 어디에서 어떻게 창출해 낼 것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기가 도래했다. 왜냐하면 지역의 성장동력 창출이야말로 미래에 우리지역이 안고 있는 가장 중요한 과제인 동시에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연초에 본지를 통해 보도된 대나무신산업 관련 설문조사 결과가 다시금 눈길을 잡아당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다수 군민들은 군이 추진중인 대나무신산업 정책이 담양 발전에 대단히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조사대상 군민들의 81.7%가 대나무신산업이 담양 이미지 변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응답자 중 62%는 대나무신산업 제품을 직접 구입, 사용해 보았고 성공 가능성과 신뢰감을 가졌다고 답했으며 70.9%는 대나무신산업 발전 모델에 대해 앞으로 친환경 이미지의 각종 산업과 관련한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답변했다.
대나무신산업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군민 91.4%는 향후 대나무신산업 발전을 위한 보조금 지원이나 육성 정책을 군이 더욱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응답했으며 육성방식에 대해서는 신규 창업보다 기존 산업에 더 지원해야 한다가 88.3%로 나타났다.
이와함께 대나무신산업과 문화관광산업의 연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60.6%였으며 대나무신산업과 관련해 가장 역점을 두어야 할 사항으로 농축산물 브랜드화 접목 43.7%, 대나무 관련 새로운 식품 및 음식 개발 37.2%, 전통죽공예품 개발 14.6%로 나타나 군민 대다수는 지역 부존자원인 대나무를 문화관광뿐 아니라 농?특산물, 식품 등에 결합해 성장 시켜가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또한 지역사회 및 산업발전을 위해서 남도대학에 대나무 관련 학과 신설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57.3%, 기존의 신개발 연구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39.8%로 나타났다.
이 조사내용은 대나무문화연구회가 산업자원부가 지원하는 지역포럼활동 사업 일환으로 공인조사기관인 전남대 사회과학 대학원에 의뢰해 군민 7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노파심에서 다시한번 짚고 넘어가자면 이 조사를 담당한 기관은 公認 기관인 전남대학교 사회과학 대학원이고 따라서 이 조사는 그만큼 신뢰도가 높다.
이같은 조사결과에도 불구하고 민선3기 때 활기차게 추진됐던 대나무신산업이 민선4기가 들어서고 군수가 바뀌면서 사장될 위기에 처해있다. 군이 추진 중인 기구개편안에 따르면 그동안 대나무신산업에 대한 연구와 지원을 맡아 대나무신산업 발전의 촉매 역할을 담당했던 대나무자원연구소가 채 걸음마를 떼기도 전에 산림자원과로 예속돼 6급 담당을 책임자로 하는 대나무산업계로 지위가 격하되고 이에따라 대나무신산업에 대한 연구나 지원업무 또한 폐지 내지는 축소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혹자는 이런 이유를 들기도 한다. “선거 때 대나무신산업을 비판해서 당선됐으니 당연히 폐기처분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13억 중국 국민을 먹여 살리는 사람은 단 5천명이라고 한다. 5천명의 아이디어와 사업수완이 수십만 배에 달하는 사람들을 먹여 살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도 냉철한 판단을 할 필요가 있다. 과연 우리 지역이 앞으로 무얼 해서 먹고살아야 할 것인지, 대나무고장 담양이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역의 미래성장동력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 것인지. 백낙천의 養竹記 한구절이다. 鳴呼! 竹不能自異 惟人異之.(아! 대나무는 스스로 달라지지 아니하나 오히려 사람들이 달라진다.) /한명석 局長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