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가 4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담양은 일찌감치 열린우리당 군수 후보로 확정된 최형식 현 군수와 최근 민주당 공천을 받은 이정섭 후보가 민선4기 군정 책임자 자리를 놓고 맞붙게 됐다. 이어 광역, 기초의원들도 양당 후보 공천이 잇따라 확정되면서 움직임이 부산해졌다.
이번 지방선거는 과거 어느 때보다 치열한 선거전이 예상된다. 이번 지방선거를 내년 대선의 전초전으로 인식한 여야 각 정당들이 사활을 건 총력전을 펼칠 조짐을 보이면서 전국이 지방선거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전망이다. 특히 담양은 현 자치단체장이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 소속이다 보니 ‘湖南宗家論’을 내세우며 대세를 몰아가려는 민주당과는 자존심을 건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질 것은 불 보듯 뻔하고 그 과정에서 중앙정치권이 가세, 자칫 과열 혼탁선거로 치달을 우려도 높다.
그렇다고 중앙정치권의 공세에 밀려 지방선거의 성격이 변질되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어서는 안되겠다. 내 고장, 내 지역의 살림살이를 챙기고 키워나갈 일꾼을 뽑는 것이 지방선거일진데 중앙정치권에 내 지역의 운명을 맡긴대서야 말이 안된다. 정치인들이야 지방선거를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징검다리로 이용하려 하겠지만 유권자들은 차분하고 깨인 의식을 통한 현명한 선택이 필요할 뿐 바람이나 분위기에 휩쓸려서는 안 된다.
지방선거에 정당공천을 하도록 한 것은 정치권의 이해관계일 뿐 국민적 합의를 구한 바도 없고 나아가 주민들의 의사와는 더더욱 상관이 없다. 따라서 군수나 군의원을 뽑을 때는 인물과 정책, 비전을 비교하여 선택해야지 정당만을 보고 투표해서는 안 된다. 지방자치가 정당의 포로가 되고 일부 정치꾼들이 선량한 주민들을 정치적 볼모로 삼는 상황에서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는 꽃피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번 지방선거에 상품을 내놓은 것은 정당이지만 선택은 소비자인 유권자가 한다. 유권자들에게는 상품을 내놓은 정당이 중요한 게 아니라 상품 자체가 중요하다. 좋은 상품에 소비자가 몰려들 듯 후보자의 인물이 출중할 때 유권자들은 기대를 가지고 뜻을 모으게 된다. 물론 상품에 내재된 원료인 도덕성, 청렴성, 정치철학, 미래에 대한 비전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이번 지방선거에 나서는 후보자의 면면에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특히 군수 후보에 대한 관심은 향후 4년 동안 산적한 담양군의 현안들을 슬기롭게 풀어나갈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점에서 광역, 기초의원보다 지대하다.
여태까지의 지방선거를 들여다보면 후보자의 정책비전이나 인물됨을 평가해 지도자로 선택하기 보다는 정당과 조직, 혈연, 학연에 치우치고 때로는 금품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고 유권자의 의식이 한층 성숙되면서 선거문화도 많이 변모했다. 유권자들의 의식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시대에 뒤떨어진 일부 정치꾼들은 바람몰이나 흑색선전 등 구태의연한 선거운동 방식을 통해 유권자를 기만하고 현혹시키고자 기승을 부린다. 만약 주위에 이런 후보가 있다면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으로 반드시 도태시켜야 한다. 유권자가 정치꾼들로부터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구시대적인 바람몰이나 정치공세에 휘둘리지 말고 정당하고 공정한 투표권 행사를 통해 유권자의 힘을 보여줘야만 한다.
정치권은 물론 상당수 국민들은 오는 5·31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대대적인 정계개편이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제법 유력한 설(說) 중 하나는 범 민주 양심세력을 중심으로 하는 통합 신당의 등장이다. 이때쯤이면 여야를 막론하고 많은 정치인들이 이른바 유력한 대권주자를 중심으로 ‘헤쳐모여’식 합종연횡을 하게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상당수 정당들은 이미 이번 지방선거를 종점으로 하는 시한부 인생에 접어든 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듯 시한부에 접어든 정당에 매달려 정당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지방자치를 거꾸로 가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지역의 일꾼을 뽑는 기준은 ‘무슨 정당의 후보인가’가 아니고 ‘지역발전의 적임자가 누구인가’와 ‘누가 지역민의 삶을 보다 윤택하게 할 수 있는가’로 결정되어야 한다. 잘못된 것은 심판하고 잘한 것은 제대로 평가해야 하는 것 또한 유권자의 역할이고 지방선거가 있어야 할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바라노니 담양을 사랑하는 자 눈을 떠라. 진정으로 담양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두 눈 크게 뜨고 담양의 미래를 바라보라. 그리고 양심에 따라 당당히 선택하라. 그대의 선택에 담양의 미래가 달려있음이니. /한명석 局長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