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지역균형 발전 계획에 따라 177개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하게 되고, 한전은 광주시로 농업기반공사 등은 전남도로 이전하게 됐다. 이와함께 박광태 광주시장은 정부의 공공기관 이전 발표직후 "광주에 이웃한 전남지역에 혁신도시를 건설, 18개 이전 대상기관을 입주시키기로 전남도와 합의했다"면서 "혁신도시를 광주에 유치하지 못해 지방세를 한 푼도 거두지 못하더라도 이를 관철시킬 것"이라는 소신을 피력했다. 이에 따라 광주 ·전남은 광주 인근에 혁신도시를 건설키로 하고 ‘광주·전남혁신협의회’ 주관으로 한 달간의 입지선정 용역을 거쳐 시너지 효과가 큰 최적의 후보지를 9월말까지 선정키로 합의했다.
현재 혁신도시는 광주시를 둘러싸고 있는 나주, 함평, 장성, 담양 등 4개 군 가운데서 한 곳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전과 자회사 2곳이 광주로 이전하면 180억원 이상의 지방세 수입이 새로 생기고 1,577명의 직원들이 거주를 옮긴다. 장기적으로는 6,000여명 정도의 직접적인 인구유입이 예상된다. 특히 광주시는 광(光)산업, 첨단부품소재산업, 나노산업 등 첨단산업과 함께 태양에너지, 수소·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차세대 전략산업으로 중점 육성하고 있다. 담양군은 과학기술대와 첨단산업 육성 지역이 자리 잡은 광주시 광산구 월계동과 인접한 대전면 지역을 지리적인 적합성과 그린벨트에 묶여 다른 지역에 비해 토지 구입비가 저렴하다는 이유를 들어 한전 이전의 최적지로 생각해 왔다.
그러나 최근 건교부가 발표한 입지선정 평가지침에 '개발제한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항목이 들어있어 지역 대부분이 그린벨트로 묶여있는 대전면의 경우 입지선정 평가시 상당한 불이익이 예상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혁신도시 건설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
여기에다 지난달 22일 광주를 방문한 추병직 건교부장관 역시 “혁신도시는 KTX 열차가 정차하는 곳에서 가까워야 한다”는 발언을 함으로써 철도가 없는 담양군으로의 이전은 사실상 어렵지 않겠느냐는 추측을 낳게 하기도 했다. 만약 추장관의 발언이 목포로 가는 모든 열차가 정차하는 송정리역을 염두에 둔 것이라면 혁신도시 입지는 나주시 쪽이 더 유리할 수 있다.
이같은 상황을 예견이나 한듯 김효석 의원은 지난달 4일 박광태 광주시장과 조재육 광주·전남발전연구원장, 박준영 전남지사, 강정채 전남대학교 총장을 연쇄적으로 방문, 혁신도시 선정에 따른 일부 정치적 움직임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충실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어 지난달 19∼20일에는 농업기반공사를 비롯한 이전대상기관 대표들을 만나 입지를 담양·장성지역으로 선정해 줄 것을 요청하는 등 활발한 유치활동을 벌였다.
최형식 군수도 지난 19일 한전KDN 광주지사, 농기공 전남지역본부, 농수산물유통공사 지사 등을 찾아 담양이 미래형 혁신도시의 최적지임을 홍보하고 담양으로 입지를 선정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오는 30∼31일에는 이전대상기관 본사와 노조대표자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계획하고 있는 등 유치노력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담양으로의 혁신도시 유치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딱히 '아니다'고 결론을 내릴 수도 없는 상황이지만 현재 전남도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여론들을 종합해보면 담양지역에는 불리한 상황이고 이미 나주 쪽으로 결정지어진 듯한 느낌마저 든다.
대전면은 혁신도시가 들어설 수 있는 천혜의 여건들을 갖추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맑고 깨끗한 자연환경을 필두로 첨단 산업단지와 인접해 있어 교육과 복지 시설 등에 중복 투자할 필요가 없으며 광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차세대 전략산업의 거점이 첨단에 있어 이와 연계 또한 가능하다.
혁신도시 유치는 담양군의 사활이 걸렸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정도로 우리 지역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다. 이런 중차대한 일을 국회의원이나 군수에게만 맡겨놓을 수도 없을뿐더러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혁신도시 입지 선정은 이전대상기관의 의견과 함께 지역여론도 상당부분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하므로 여론 주도층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설명과 홍보노력이 필요하다.
지금도 늦지는 않았다. 아무리 현실이 어렵더라도 우리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적극적인 유치노력을 기울인다면 결코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믿는다. 모든 군민이 혁신도시 유치에 관심을 갖고 유치활동에 적극 나서자. 이전 대상기관에 근무하는 임직원 중 지인들을 찾아내 전화도 걸고 편지도 쓰자. 그리고 잘 되면 내 탓이오, 안 되면 남 탓으로 돌리는 일은 없도록 하자. /한명석 局長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