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민정부의 YS가 실패한 대통령으로 남게 된 원인중의 하나로 흔히들 인사를 꼽는다. 오랫동안 민주화 투쟁을 함께 해 온 많은 동지들을 홀대할 수 없어 자리를 나누어주다 보니 결국 스스로도 돌이킬 수 없는 오점을 남기게 된 것이다. 패거리정치의 폐단을 아무리 지적해도 시정할 수 없었던 것도 민주화를 위해 목숨 걸고 싸웠던 사람들에 대한 의리와 이에 대한 보답 때문이었다. 결국 그들의 민주화운동은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정권쟁취를 위한 투쟁으로 기록될 수밖에 없게 됐다.
이 시대는 행정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상생활 어느 부분도 행정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사회적으로 역할과 비중이 막중하다. 아울러 어떤 자리를 막론하고 뛰어난 감각과 열정을 지녀야 행정의 효율성과 서비스가 제대로 되는 위민행정을 펼칠 수 있다. 따라서 행정에서 인사는 최고의 예술이며, 철학이 있어야 한다.
오는 7월 초 예정인 군청 조직개편을 앞두고 기대하는 바가 크다.
지난 1일자 담당급 인사에서 나타났듯이 일 중심, 능력 중심의 인사가 다가올 조직개편에서도 적용되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난번 인사를 둘러싸고 한편에서는 일부 승진과 관련해 볼멘소리도 있었지만 대다수 공무원들은 관행을 타파한 파격적인 인사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공직사회의 이같은 반응은 공직사회가 시대적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고 그 결과 지역사회가 낙후되고 있다는 주민들의 냉혹한 평가와 무관치 않으며 이러한 비판이 다가올 조직개편과 인사에 거는 기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
군이 시대적 흐름에 대처하고 낙후지역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관료주의 사회에서 탄생된 요직 부서라는 틀을 과감히 깬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해 조직에 새바람을 불어넣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조직개편에 따른 인사의 관심은 주요 부서라고 인식돼 온 사무관의 전보 인사를 군수가 어떻게 단행하느냐에 모아지고 있다.
일하지 않는 사무관은 한직 부서로 전보시키고 열심히 일하는 사무관은 비록 사무관 경력이 짧고 나이가 어리더라도 중요부서에 배치하는 과감한 인사가 단행돼야 하며 이를통해 수십년동안 관료주의에 젖어있는 공직사회를 개혁해야 한다.
또한 이번 인사에서는 군이 중점적으로 추진코자 하는 투자유치, 관광레저, 대나무신산업 분야에 힘을 집중하고 그 사업을 추진할 능력이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인사가 이뤄져야만 지역발전을 앞당길 수 있다는 여론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인사가 정체된 부서는 과감히 전보인사를 단행해 새바람을 불어넣고 읍면 직원에게도 승진의 기회를 균등하게 부여하는 한편 일하지 않는 공무원은 과감히 좌천시키는 인사를 단행함으로써 공직사회의 기강을 다잡아야 한다.
하루가 다르게 급속하게 변하는 디지털시대에 맞춰 행정도 그 변화를 수용, 고객을 만족시키려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며 공직자도 환경 변화를 인식하고 새로운 지식과 기동력을 발휘해 수요자 중심의 행정을 펴나가야 한다.
군수도 일하지 않는 공무원은 한직부서로 전보시키고 일하는 사람 중심으로 인사를 단행하겠다는 뜻을 수시로 피력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군수의 의지가 제대로 인사에 반영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기대 반 회의 반이다. 오랜 관행을 타파하기가 그다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세상을 거꾸로 봐야 참세상이 보인다는 말처럼 이번 공무원 인사가 기존의 틀을 과감히 깬 파격적인 인사, 변화의 흐름에 역행하지 않고 시대를 앞질러 가는 혁신적인 인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