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학년도 우리지역 고교진학 실태를 살펴보면 총 454명의 중학교 졸업생 중 관내 고등학교에 394명이 진학하고 약 13%인 60명은 도시지역 고등학교로 진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학부모 입장에서 보면 교육비 증가, 유해환경 노출, 정서적 불안 등 여러 장애요인이 산재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녀를 도시로 못 보내면 상대적 불이익을 당하는 것처럼 느끼는 것이 사실이고 이런 불안감들이 지역교육 공동화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음은 누구도 부인 못할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상대적으로 느끼는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무조건 도시지역 고등학교를 선호하다보니 3년후 그들에게 돌아온 결과는 참담하리만큼 실패를 거듭한 경우도 많다.
지방화 시대라 일컫는 현세에서 지방분권과 지식정보화는 시대적 요청이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지역인적자원 확충과 이를 통한 독창성이 어느때보다 절실히 요구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지역인재의 이탈이 계속되고 있음은 실로 가슴아픈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렇다면 과연 현시점에서 지역인재의 외지유출을 막고 역동적인 지역발전을 가져오게 하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자면 다음 몇 가지 방법을 들 수 있겠다.
첫째, 자치단체에서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앞장서야 한다. 단순히 재정적 지원만을 할 것이 아니라 교육분야를 전담할 공무원을 일선에 배치하여 전문성을 제고시키는 동시에 지역교육기관과 상시 유기적 협조체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공무원들이 솔선수범하여 자녀들의 관내 고교 진학을 유도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현재 담양군청 공무원 중 고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공무원은 총 75명. 이 중 자녀가 담양관내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사람은 환경녹지과 K담당, 농정과 K담당, 관광과 P과장을 비롯해 K씨와 C씨, 행정과 K담당(교육중)과 또 다른 K씨, 홍보과 K씨, 재무과 P씨와 C씨, 건설과 L씨와 C씨, 농업기술센터 L씨, 상하수도사업소 S씨, 생태도시과 P씨, 담양읍 L담당, 봉산면 Y씨, 무정면 K담당, 금성면 K씨, 월산면 Y씨, 수북면 K씨 등 21명으로 나머지 54명의 공무원 자녀들은 모두 광주 등 외지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다.
둘째, 지역기업가·지역사회단체·출향인사·독지가를 망라한 지역교육발전협의체를 구성해 전폭적인 교육재정 지원과 함께 지역교육발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유도해야 한다. 좋은 시설, 풍부한 장학제도, 대우받는 훌륭한 교사들이야말로 명문학교의 필수 구성요소임을 감안할 때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셋째, 교사들에 대한 존경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사회분위기 조성에 나서야 한다. 교육현장 일선을 맡고있는 교사들의 사기 진작이 선행되어야 하며 이같은 교사우대 풍토 조성이 곧 질 높은 교육으로 연결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가정에서나 학교에서나 교사들을 우대하고 존경심을 보일 때 교사들이 교육에 더욱 열정을 쏟을 것은 당연한 이치이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리지역에는 사제지간의 禮와 미풍양속을 담은 아름다운 실화가 있다.
조선조 면앙정 송순이 회방년(과거 급제 60년째 되는 해)을 맞아 잔치가 열렸을 때 당시 기라성같은 학자들인 송강 정철, 백호 임제, 제봉 고경명 등이 스승인 송순을 가마에 태우고 집으로 모시고 갔다. 당시 가마를 메는 일은 천민들이 하는 일로써 선비들이 가마를 멘다는 것은 상상조차 어려운 일이었다. 훗날 정조대왕은 호남지역을 대상으로 실시한 과거에서 '이날 제자들이 스승을 가마에 태워 모신 일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내용을 試題로 낼 정도로 획기적인 사건이었으며 이 자랑스런 일은 지금도 면앙정 오른쪽 현판에 '정조대왕 御題'라는 제목으로 걸려있다.
이처럼 우리지역은 스승에 대한 禮가 극진했던 곳으로 아름다운 전통을 계승하여 사제지간의 돈독한 情을 되살리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넷째, 학교에서나 가정에서나 학생들이 애향심을 갖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도시지역으로 유학을 떠난 학생들 중 상당수가 낙오되어 돌아오는 경우가 많은 반면 지역고등학교에 진학한 학생들은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여 그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성취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현재 중3 학생들이 대상이 되는 2008학년도 대학입시에서는 수능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내신성적의 반영비율이 입시의 중요한 기준이 되며 농어촌특례입학이 정원의 4%까지 확대되는 등 농촌고교출신에 대한 배려가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대도시 지역 학생들의 역유입 현상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점들을 충분히 홍보하여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결론을 맺자면 서두에 열거한 모든 대안의 근간은 바로 지역민들에게 있으며 지역민들의 관심과 호응이 없다면 실효를 거두기 어려운 만큼 지역민의 협조와 동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다시말해 지역민이 관심을 갖지 않는 학교의 발전과 미래는 결단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아울러 학교는 교육수요자의 기대치에 부합키 위한 기틀을 착실히 다져나가는 한편 학부모들에게도 농어촌학생 특별전형제 등의 유리한 환경을 십분 활용하면 굳이 외지유학을 보내지 않고서도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는 점을 주지시켜 지역 우수인재들의 관내고교 진학을 적극 권장하는 노력을 게을리 해선 안된다.
인재육성을 위한 지역학교의 지속적이고 헌신적인 노력과 자치단체의 부단한 관심과 지원, 학부모들의 신뢰와 협조가 한데 어우러질 때 지역명문고 육성은 가시적인 성과가 드러날 것이며 미래의 자원인 지역인재 육성과 함께 지역의 보다 발전된 미래도 꿈꿀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