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산목장 송태춘 대표(색소폰 연주) 음악 재능기부

▲ 동산목장 한우 방목장에서 갓 태어난 송아지가 어미소의 젖을 빨고 있다.

▲ 동산목장 한우 방목

▲ 무정면 동산목장 송태춘 대표(사진 좌측)와 아들 진근 군

반갑다 초원아! 한우 방목으로 친환경축산 실현
농민 보컬 이끌며 일 틈틈이 음악 재능기부

구제역 등 동물복지형 친환경축산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한우 방목을 통해 친환경 녹색축산을 실현하고 있는 지역 농가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무정면 동산리에서 한우 200여두를 사육 중인 동산목장 송태춘(54)·진근(23) 부자이다.
담양 동산목장의 하루는 아침 한우방목과 함께 시작된다.

번식우들은 사육장 입구에서 주인이 오기만을 기다리다 축사문을 여는 순간 힘차게 방목장으로 내달려 건강하게 사육됨은 물론 담양 천혜의 자연적 요건인 음이온 산소가 풍부한 공기, 햇볕, 신선한 풀을 마음껏 먹은 다음 되새김질을 한다.

기자가 목장을 방문한 지난 주말 축사 옆 약 3천여평의 임야 부지에 마련된 방목장에는 출산을 전후한 약 30여마리의 암소와 송아지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었다.

송 대표는 “아직 충분한 면적의 초지를 확보하지 못해 우선적으로 번식우들을 대상으로 제한적인 방목을 실시하고 있어 아쉬움이 크다.”면서 “주변 부지 확장 등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방목 숫자를 늘려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방목을 실시하면 가축운동량 증가에 의한 건강한 소 사육은 물론 어리고 연한 풀사료 섭취에 따른 사료비 절감과 단백질, 비타민, 무기물 등의 영양소를 고루 섭취할 수 있다.

또한 방목 한우는 백혈구가 20% 이상 증가하는 등 면역력이 강하고 운동부족으로 인한 불임과 난산 위험도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우량 초지를 십분 활용, 고곡물가시대에 경영비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배합사료 위주의 사육에서 탈피해 생산비 절감은 물론 동물복지 실현으로 번식률을 높일 수 있다.

실제 축산전문가 등에 따르면 방목사육의 효과는 관행사육에 비하여 번식률이 15%이상 향상되고 겨울철을 제외한 윤환방목 시 인건비 등 생산비 절감 효과가 크다.  방목시기는 새순이 돋는 4월부터 11월 초순까지 이다.

송태춘 대표는 “축사에서만 생활하던 한우들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날이 따뜻해지면 적절한 운동과 일광욕이 필요하다”면서 “방목을 할 경우 영양이 풍부한 풀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으며 체중 유지에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송 대표는 “한우 방목사육을 통해 질병에 강한 튼튼한 한우로 잘 키울 수 있다”며 “앞으로 친환경 방목사육을 통한 생산성 향상 기술개발과 살아 숨쉬는 흙과 물 그리고 공기 등 청정 담양의 이미지를 최대한 활용, 타지역과 차별화된 동물복지형 친환경 한우생산 기반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송 대표는 기본적으로 수입육이 늘어나더라도 한우의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수입산 농산물이 홍수를 이루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하더라도 먹거리에 관한한 국산(made in Korea)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와 충성도는 굳건하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저렴한 미국산 소고기의 공세와 이른바 김영란법의 영향으로 한우 자급률 40% 선이 무너진 상황, 이런 위기를 타개하고 우리 한우의 경쟁력을 지키기 위해 송 부자는 불볕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오늘도 한우 방목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송 대표는 젊은 시절 고향을 떠나 대도시에서 잘 나가는 중견기업 임원으로 근무하며 남부럽지 않은 안정된 직장생활을 했다.

하지만 오랜 타향살이로 심신이 지친데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틀에 박힌 듯한 도시생활에 실증을 느끼면서 언젠가는 고향으로 돌아가 농사를 지으면서 인생 2막을 열겠노라는 일념으로 착실히 미래를 준비해 왔다.

10여년전 귀농을 결심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송 대표는 축산 경영에 대한 노하우를 독학하다시피 했다.

경험삼아 부업형태로 한우 몇 마리를 키우던 송 대표는 사육두수를 늘리기로 결심하고 한우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현재는 한우 200여마리를 키우고 있다.

모든 것이 처음부터 순조롭지는 않았다. 한우사업의 특성상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드는 반면 회전율이 늦기 때문에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다행히 지금은 농장 경영이 안정된 상태로 어느덧 남부럽지 않는 부농으로 성장했다.

송 대표의 아들 진근 군 역시 부친의 뜻을 따라 한농대(대가축학과 한우 전공)에 입학, 지난해 전국한우협회장상을 수상하는 등 우수한 성적으로 학업을 마친 후 담양으로 돌아와 부친과 함께 목장 경영을 거들고 있다.

송 군은 한농대 재학 당시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 선진 농장을 견학하며 한국 축산의 미래를 위해서는 과학적 축산 경영 도입의 시급함을 몸소 체험하기도 했다.

일하는 틈틈이 섹소폰 악기 연주가 취미인 송 대표는 지역의 소외된 곳을 찾아 음악을 통한 재능기부에도 열정을 쏟고 있다.

수년 전부터 지역 농·축산업인들로 구성된 음악 동아리 ‘황소밴드’의 악단장을 맡아 흥겨운 음악과 노래로 농민과 하나가 돼 농촌의 새로운 희망을 일구는 일을 돕고 있다.

황소밴드는 지난 2012년 결성됐다. 농촌의 풍요를 기원하고 음악으로 농민들을 응원하면서 강하고 활기 넘치는 농촌을 만들기 위해 송 대표를 비롯한 지역 농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그룹 사운드다.

이같은 밴드 결성 취지에 부응하기 위해 이들 맴버들은 지난 수년간 지역의 크고 작은 행사를 비롯 소외계층을 위한 재능기부 공연에 앞장서 왔다.

끝으로 송 대표는 “힘들고 지쳐 있는 농민들을 찾아 다니며 음악으로 마음을 어루만져 주기 위해 5년전 뜻을 같이하는 농민들이 합심해 밴드를 결성했다.”면서 “농민들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 가겠다.”고 말했다./김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