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진품명품에 소개된 궁중유물

▲ 국보급으로 평가받고 있는 고려시대 금동여래좌상

▲ 보물 제737호 불조역대통재

▲ 담양 용화사 묵담유물관

감정위원들, 문화재급 보물 수두룩 ‘감탄사’ 연발
묵담대종사 보관...소장품 500여점, 불교문화의 보고(寶庫) 재평가
전시공간 비좁고 수장고 없어···新 유물관 건립 필요성 대두

담양 용화사(주지 수진스님) 묵담유물관에 소장 중인 궁중 유물인 자수노리개와 향낭이 지난 2월 12일 KBS TV쇼 진품명품을 통해 공개돼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묵담유물관이 소장 중인 궁중 유물 100여점 중 총 6점이 출품된 이날 공개 감정에서 무려 3,800만원의 감정가가 매겨지면서 시청자들의 놀라움을 샀다.

동그랗고 아기자기한 크기의 주머니에는 무엇을 담았을까? 기다란 노리개는 어떤 동물을 형상화 해 만들었을까? 화려한 색감은 물론 세세하게 놓은 수(繡)는 궁중자수(宮中刺繡)로 정성이 가득했다.

이 노리개와 향낭은 조선후기 명성황후의 가마 주위에 장식하였던 것인데 고종의 후궁이었던 귀인(貴人) 정씨와 임상궁에게 하사한 것을 당시 묵담대종사가 전해받은 것이라고 한다.

이 중 특히 향낭은 금실과 다홍색 수실로 여려 문양을 섬세하게 수 놓았으며 이 때문에 자수 연구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처럼 담양 용화사의 문화재급 궁중 유물이 TV 공중파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면서 묵담유물관에 소장된 유물들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묵담유물관은 전면5칸, 측면 3칸의 35평 규모에, 맞배지붕 건물로 2004년 6월에 개관했다.
유물관에는 묵담 스님이 소장했던 불조역대통재, 화엄경사기 등 불교서적 9종 80권과 아미타여래좌상·관음세음보살 등 불상 2종, 십일면관음보살도·신중탱화 등 불화 6점, 고종황제 때의 궁중유물인 자수족자와 장엄패물, 복장의식 조형물 등 100여점의 유물이 전시돼 있다.

묵담스님은 용화사에 주석하기 이전부터 보물 제737호인 불조역대통재(조선시대 초기) 등 전적류 300여점을 비롯 불상과 불화, 추사 글씨로 전해지는 액자, 고서화 등 500여점의 유물을 생명처럼 아껴 보관해 왔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밖에도 국보급 문화재로 평가받는 금동여래좌상(고려시대)을 비롯 불설예수시황생칠경, 예념미타도량참법, 경덕전등록, 운수단가사, 작법귀감, 조상경, 독성도와 복장낭, 실팔나한도 등 귀중한 불교문화재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이 유물들은 용화사의 묵담유물관에 소장되어 있어 불교문화의 보고(寶庫)로 손꼽힌다.
하지만 실면적 30평 규모의 묵담유물관은 현재 사찰이 보관 중인 문화재급 유물을 전시·보존하는데는 공간이 턱없이 비좁은데다 수장고도 없고 통풍, 온습도 유지 문제 등 시설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 이에따른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관련 용화사 수진 스님은 “현재 유물관은 공간 협소로 전체 유물 중 극히 일부만 전시하고 있다”면서 “문화재급 유물을 전시하기에는 시설이 미흡해 유물 전시, 보존에 큰 어려움이 있어 일정 규모와 시설을 갖춘 제대로된 유물관 신축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묵담유물관을 살펴본 문화재 전문가들은 현재 용화사가 소장 중인 약 500여점의 불교 유물 등 성보 문화재를 전시, 보존하는데는 적어도 연면적 300평에 2층 규모의 시설을 갖추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문화재 전문가인 김모(65)씨는 “현재 용화사 묵담유물관은 희귀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불교 유물 등 성보 문화재를 다수 보유하고 있어 가히 불교문화의 보고(寶庫)라 할 수 있다”면서 “전시공간 확충 등 제대로된 시설을 갖춘 후 관람을 유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담양읍 남산리에 위치한 용화사는 1934년 장성 백양사의 승려 차학신이 백양사의 포교당으로 창건했다.
이후 어려운 여건 속에 건물이 민간에 팔렸다가 1945년 백양사 청류암에 주석하던 묵담대종사(1896~1981)가 다시 재건했다.

2대 주지인 덕봉지광 스님은 미륵전·칠성각·종각·요사 등을 증축했으며 3대 주지 도월수진스님은 대웅보전을 건립하였고 묵담유물관을 개관, 묵담대종사의 유물을 보존·전시하고 있다.

현재 용화사는 문화체육관광부 및 문화재청 소관 비영리법인을 설립, 지난해 한국불교태고종 재단법인 담양용화사로 거듭난 가운데 묵담대종사를 약 20여년간 스승으로 모신 도월수진 스님이 주지로 주석하고 있다.

수진 스님은 묵담대종사에게 불복장의 조성과 의식을 전수받아 서울 구룡사, 김제 금산사, 광주 원각사, 합천 해인사, 일본 큐슈 대법화사, 브라질 상파울로 길상사 등 국내외 27개 사찰에서 불복장물을 조성하고 의식을 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아니라 해동율맥 제11대 율사로 우리나라 불교의 율맥을 이어나가고 있다./김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