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타프로방스 주차난

생태도시 무색, 도로 곳곳 주차난 ‘몸살’
총 25,687대 자동차 등록, 군민 2명당 1대 보유
무단 주·정차 교통혼잡 야기, 주차장법 있으나마나
시민의식 부재, 소방차 등 긴급차량 통행 방해 심각
군, 공영주차장 신설해도 주차난 해소 역부족

집 다음으로 비싼 재화인 자동차는 현대 사회에서 사실상 ‘필수재’로 평가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동차 누적 등록대수는 1966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매년 꾸준히 증가해 올 1월 기준 2,189만7,227대를 기록하고 있다.

실제 담양 관내만 보더라도 자가용 23,960대, 영업용 1,545대, 관용 182대 등 총 25,687대의 자동차가 등록돼 있다. 군민 2명당 자동차 1대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차량이 늘면서 도심은 물론 농촌 주거지역 도로 곳곳은 이미 주차장화 돼 버린 지 오래다.
심각한 주차난으로 새롭게 건설된 도로마저 개통과 동시에 주차장으로 변하는 등 관내 도심은 말할 것도 없고 주택가 이면도로가 무단 주·정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주택가 이면도로 양면주차는 화재 및 구급상황 발생시 신속한 대응이 어려워 화재의 초동진압 시기를 놓치거나 응급환자의 이송을 지연시켜 소생율을 떨어뜨리는 등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단독주택 주차장의 경우 인허가 단계에서 필수로 들어가야 하는 건축 사항이다.
지난 2004년 개정된 국토교통부의 ‘주차장법 시행령’ 및 ‘담양군 주차장 조례’에 따르면 50㎡(15평) 이상 단독주택 신축시 반드시 주차장을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상당수 건축주들이 준공단계에서 주차장을 만들어 놓았다가 추후 마당, 정원 등 타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같은 행위는 명백한 불법행위로 민원발생시 벌금 및 원상복구 명령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와관련 지역의 한 인사는 “도심 주택가는 물론 최근 신규 조성되는 농촌 전원마을을 가보면 자가 주차장을 놔두고 마을 진입로와 인도 등에 차를 받쳐 놔 원활한 차량 운행을 방해할뿐만 아니라 도시미관마저 해치고 있다.”면서 “개인의 편의보다는 타인을 배려하는 시민의식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웃나라인 일본의 경우 자동차를 구입하려고 할 때 반드시 차고증명 서류를 해당 관청에 제출해야만 한다.
가령 주거지 내에 주차장이 없거나 무주택자라면 유료 주차장 계약서라든지, 단독주택에 딸린 주차장일 경우에도 담당 공무원이 방문심사까지 하는 등 법 적용이 엄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일본은 도시·농촌지역을 불문하고 주거지역 이면도로에서의 무단주차 행위를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시민의식 또한 앞서있다.

업무, 상업시설 또한 예외가 아니어서 상가와 공기업, 금융기관이 밀집한 담양읍 중앙로 및 백동리 인근 이면도로의 경우 주차난이 심각해 차량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실제로 지난 주말 오후 담양터미널 왕복 2차로 도로 양쪽에 차량이 빼곡히 주·정차돼 있어 차량 통행 자체가 불가능했다.

도로에 진입한 한 차량이 마주 오는 차량을 향해 ‘후진하라’며 라이트를 켜고 경적을 울려댔지만 반대편 차량 운전자는 후진할 곳이 없어 맞은 편 차량만 바라만 보고 있었다. 순식간에 차량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도로가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하는가 싶더니 한 차량 운전자가 교통정리를 한 뒤에야 차량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처럼 도로 곳곳에 설치된 불법 주정차단속 무인카메라를 비웃기라도 하듯 하루에도 이같은 장면이 수시로 연출되고 있다. 

담양의 新 관광명소로 각광받고 있는 메타프로방스 역시 관광성수기는 물론 평상시 주말에도 홍수처럼 밀려드는 차량으로 인해 일대 도로가 극심한 교통 혼잡을 빚고 있는데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입장을 위해 수시로 도로를 건너는 관광객들로 인해 교통사고 위험마저 상존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담양군이 도심지역 원활한 교통소통을 위해 불법주차 단속반과 주ㆍ정차 단속 CCTV를 운영하는 한편 새로운 이면도로를 개설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주차단속반은 불법주차 차량과 술래잡기만 반복하고 있고 새로 개설된 도로 역시 개통과 동시에 불법주차 차량에 점령당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이와같은 주차난은 주거와 교통 환경에 대한 주민들의 만족도를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
결국 주차난은 인구 7만을 꿈꾸며 군세 확장을 꾀하는 담양군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인 셈이다.

이런 가운데 충북 청주시가 최근 도심 주택가 이면도로 주차난을 해결하기 위해 ‘내 집 녹색주차장 갖기’ 사업을 추진키로 해 눈길을 끈다.

충주시는 단독주택 소유자를 대상으로 담장을 개방하고 친환경 주차장으로 탈바꿈시켜 주차난해소와 꽃과 수목이 어우러진 녹지공간을 마련, 쾌적한 생활환경을 조성키로 했다.

주택 소유자로 건축물대장 상 주차장이 없는 주민 누구나 내집 녹색주차장 갖기를 신청할 수 있으며 주차장 조성 뒤 5년간 유지조건으로 시가 공사비의 80% 범위 내에서 최대 300만원까지 지원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김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