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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한미FTA가 초래할 한국사회
취재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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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6.09.26  11:4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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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는 한국과 미국 간의 단순한 경제통상 체결로만 환원시킬 수 없는 내용과 의미의 다차원성을 띠고 있다. 한국의 수출지향적 산업화 경로를 따라, 한국과 미국 사이의 동맹적 관계 경로를 따라, 미국이 주도하는 신자유주의적 지구화 경로를 따라 복잡한 실타래를 품은 채 한미FTA는 한국사회의 현안문제로 대두했다. 그런 만큼 체결 이후엔 이러한 여러 경로를 통해 우리사회의 지형 변화에 다차원의 효과를 발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FTA가 가지는 역사적 맥락성은 여러 경로 중에서 마지막, 즉 신자유주의 지구화의 경로 속에 위치지어 질 때 가장 선명하게 읽혀진다.

한미FTA는 대외교역 지향적 한국경제를 한 단계 더 드높이기 위한 구실로 추진되고 있지만 높은 수준의 포괄적 통상협정이란 미국식 FTA란 특수성은 지구화가 품고 있는 신자유주의적 질서를 우리의 경제, 사회, 환경적 삶 속으로 내면화시키게 된다. 한미FTA는 바로 '신자유주의의 담론이자 정책'의 하나로 우리한테 다가오는 것이고 우리사회를 '신자유주의 사회'로 (재)구축해내는 것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신자유주의 사회는 개인의 자유와 합리성이 주체설정의 근간이 되면서 시장경쟁을 통해 이것이 제도화되는 사회를 말한다. 달리 표현하면, 신자유주의 사회는 근대의 국가(공동체) 중심사회에 견주어 국가를 대신하는 시장, 즉 사익을 추구하는 합리적 경제인의 거래장이 사회적 가치조절과 배분에 중심역할을 하는 '시장사회'를 말한다.

지구화는 이러한 신자유주의 규범과 질서가 전지구적으로 확산되고 제도화하는 과정, 즉 개별 주체들 간의 거래가 국가와 국경을 넘어 자유롭게 이루어지는 상태가 보편화되는 현상을 지칭하는 것이다. 이러한 질서와 흐름을 촉매하고 보장하는 기제가 바로 시장이란 점에서 신자유주의 사회를 달리 시장사회라 부르는 것이다.

시장사회는 국민국가 중심의 사회조직이나 체제(예를 들어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한 통치체제, 국민성원을 통합하는 복지국가체제 등)가 이완되는 것을 중요한 특징으로 한다.

이 이완 내지 해체는 이중적이다. 근대의 사회계급적 관계, 국민적 결속, 공동체적 연대 등이 약화 내지 해체된다는 점에서 인간과 인간관계의 사회적 해체를 의미하며, 동시에 자연 혹은 환경의 상품화로 인해 인간과 자연의 생태적, 생명적 의존관계가 해체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한미FTA가 초래할 한국사회 지형변화의 심부는 바로 시장사회로의 이행이 촉진되는 가운데 인간-인간, 인간-자연의 관계가 경쟁적이고 적대적인 관계로 해체, 변경시키는 현상이다.

한국사회가 시장사회로의 이행은 1990년대 '세계화'의 물결에 휩싸이면서 시작되었고 1997년 IMF위기는 이를 촉진하는 매개자가 되었으며, 2000년대 들어 추진되는 한미FTA는 신자유주의적 가치와 규범을 우리의 일상 삶 전반으로 내면화시키는 기폭제로 역할하고 있다. 한미FTA의 효과가 전면화 되는 미래의 한국사회는 바로 시장사회가 전면화 되는 사회가 될 터이다. 저러한 사회에서 생존은 치열한 시장경쟁을 매개로 하는 데, 홉스는 일찍이 이를 '만인에 의한 만인의 투쟁'이란 것으로 논급한 바 있다. 시장경쟁의 효율성, 신자유주의가 약속하는 사적 자유와 이익 실현의 극대화는 이에 편승하는 자(즉, 시장경쟁의 승자)에게는 삶의 윤택을 담보해주지지만, 그렇지 못한 자(즉, 시장경쟁의 패자)에겐 생존의 해체와 생명의 박탈만 결과로 남긴다.

찬성론자들이 주장하는 대로 한미FTA를 받아드리는 것이 대세일지 모르지만, 대세를 어떻게 받아드리고, 또한 이를 어떻게 극복하면서 대안적 FTA를 찾아가는 것도 새로운 대세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한미FTA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그 답은 우선 단순히 찬성이냐 거부냐의 기계적 이분법으로 제시되어서 아니 되고 신자유주의 사회 혹은 시장사회로 이행에 따른 삶의 해체적 현상을 정확히 진단하고 극복할 수 있는 조건을 담보하는 방안을 찾는 것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이 중에서 가장 근본적인 조건은 생태적, 생명적 삶의 지속성이다. 이를 담보할 수 있는 '좋은 한미FTA'는 바로 지속가능한 진보를 보장하는 FTA를 말한다. 협상의 개별사안을 논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런 점에서 '지속가능한 진보'를 지향하는 '좋은(Good) FTA'의 조건과 방식이 어떤 것인 지를 다 함께 고민해보는 게 개방화 시대를 사는 우리가 한미FTA와 관련해서 주체적으로 대응하는 한 방안일 수 있다.

조명래 (단국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 환경정의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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