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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月斷想/ 사람이 떠나면 茶도 식는다장광호 편집국장
장광호 편집국장  |  wdy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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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2.24  17:4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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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지금이나 중국인들은 일상생활에서 따뜻한 차(茶)를 즐겨 마신다.
손님을 대하는 데 있어서도 항상 따뜻한 차를 내오고 대접한다. 그래서 차가 식기 전에 마시고 손님의 차가 식으면 따뜻한 차를 계속 따라준다. 이는 중국 여행시에 경험하는 음식점에서도 마찬가지다. 접대원들이 수시로 오가며 따뜻한 차를 따라준다. 일반 가정이나 음식점이나 주인 입장에서 손님의 찻잔이 식거나 비워지면 결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글귀 중에 ‘인주다량(人走茶凉)’ 이 있다.
人走茶凉(인주다량)은 ‘사람이 떠나면 차(茶)도 식는다’는 뜻으로 중국이 자랑하는 경극(京劇)에서 유래한 말이다. 어떤 사람이 그 자리를 떠나게 되면 더불어 인심도 식고 없어짐을 비유한 말이다.
중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공연 경극의 한 대사에서 유래했다는 이 ‘인주다량’의 본뜻은 ‘높은 자리도 한때 뿐, 그 자리를 뜨면(人走) 알아주는 이 없고 냉랭하다(茶凉)’는 것이며, 여기에 ‘있을 때 잘 하고 떠난 사람은 그걸로 끝.  훈수 두거나 참견하지 말라’는 뜻도 함축하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이 살아가는 사회에서는 어떤 형태로든 인주다량(人走茶凉)을 도외시 하는 소위 ‘갑질’이 문제가 되고 있었던 모양이다. 

어느 때 인가 중국 관련 뉴스에서, 쟝쩌민을 비롯한 과거 중국의 최고 지도자들이 후임을 견제하고 압박하는 일이 적지 않았던 듯, 시진핑 주석이 ‘인주다량(人走茶凉)’을 이야기 하면서 전임자들의 행태를 지적하는 보도를 접한 적이 있다. 권력자든 고위직이든 그 자리에서 물러난 뒤에는 그 주변에도 얼씬거리지 말라는 내용이었던 듯싶다.

우리나라도 별반 다르지 않다. 돈, 빽, 권력 있는 자들의 ‘인주다량’ 이 어디 남의 나라만의 일이던가.
아들(세종)에게 왕위를 물려주고도 아주 오래도록 상왕(上王) 노릇했던 조선 3대왕 태종의 사례도 있고, 신군부 대통령에서 물러난 뒤 일해재단 세워 뒷전에서 보이지 않는 권력을 행사하려 했던 웃기지도 않은 ‘현대판 상왕(上王) 만들기’ 일화도 있다.

규모나 모양새가 좀 다를지 모르지만, 우리 주변에도 유사 사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무슨무슨 기관이나 단체, 조직, 모임에서 회장이나 대표 등을 맡다가 물러나면, 명예회장이니, 명예대표니, 고문이니 하는 식으로 명함을 붙이고 뒷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또다른 뭔가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이른바 ‘터줏대감’들이 적지 않다.

사자성어로 그때그때 상황을 정의하는데 탁월한 중국인들이 좋아한다는 글귀 인주다량(人走茶凉).
그 의미하는 뜻이 “떠나면 그뿐, 참견하지 말라” 에 있든 “현직에 있을 때 더 잘하라” 는 의미에 있든 사회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에겐 모두 귀감이 되는 고언(苦言)으로 삼길 기대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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