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 화각(畵刻), 국내외 보기드문 ‘독보적’ 솜씨
KBC ‘세상에 이런일이’ 출연 계기 세상에 알려져
'대나무골 담양' 이었기에 가능했을 법한 아주 솜씨 좋은 竹공예 장인이 무려 30여년만에 세상에 이름을 드러냈다.
화제의 주인공은 얼마전 서울에서 낙향해 월산면 도계리에 거주중인 대나무 조각가 박동석 장인. 박동석 장인은 그야말로 대나무 공예분야에서 수십년간 숨겨진 보석같은 인물이다. 그동안 전문적으로 竹공예에 종사하지 않았기에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탓도 있지만 담양이 ‘대나무’, ‘죽녹원’ 이라는 관광명품 지역브랜드로 전국에 유명세를 타기 전까지는 사람들의 관심을 특별히 끌 수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몇 개월전, KBC ‘세상에 이런일이..(2015년 1월8일 방영)’ 에 박동석 장인의 사연과 대나무 조각 작품들이 방송을 타면서 대나무 조각, 즉 화각(畵刻) 분야가 세상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박 장인의 숨겨진 솜씨도 비로소 빛을 보게 됐다.

그는 “대나무에 그림을 조각하는 일은 스무살 무렵부터 해왔고 공예경진대회 등에 여러차례 출품해 입선도 많이 했지만 그 당시에는 이런 작품들이 사람들의 주목을 크게 받지 못했었다.” 며 “얼마전 방송에 소개되면서 대나무 조각그림이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고 여러곳에서 작품 문의가 오고 있다” 고 최근의 달라진 근황을 전했다.

이전까지 그는 서울에서 여러 가지 직업에 종사했다고 한다.
대나무 조각그림을 처음 시작할 무렵인 스무살 초반, 대학 진학 대신 소를 키우겠다며 부모님을 설득해 학비로 월산면에 작은 축사를 짓고 한동안 농촌생활을 하던 그는 뜻한 바 있어 상경, 서울에서 자영업과 직장생활도 하면서 세월을 보냈지만 틈나는 대로 대나무 조각 작업은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 덕분에 가끔씩 이런저런 공예경진대회에 출품하면 입상도 적지 않게 할 수 있었다는 것. 좋아서 했던 대나무 조각을 30여년 동안 하다보니 입소문이 전해져 ‘세상에 이런일이..“ 방송에 출연하게 됐고, 이를 계기로 고향인 대나무골 담양에서 본격적으로 대나무 조각그림 작업을 하고 싶어 4개월전에 낙향, 예전에 살던 월산면 도계리에 귀촌했다고 한다. 

# 대나무통에 조각중인 '용' 작품

 박동석 장인의 대나무 조각 작품은 낙죽처럼 대나무에 조각으로 그림을 새기는 것이다. 달리 표현하자면 대나무 화각(畵刻) 이라고나 할까... 그가 주로 작업하는 것들은 죽간과 대통에 정물화, 산수화, 풍경화 등 다양한 그림을 새겨넣는 조각이다.
특히, 죽간을 이어붙여 그림을 새겨넣어 가면서 하나의 화폭(액자)으로 완성한 그림은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실로 사람의 솜씨라고 보기엔 상상을 초월하는 아름다운 작품이 펼쳐진다. 박동석 장인의 탁월한 솜씨와 장인정신이 녹아든 그만의 고유한 작품세계를 표현하고 있다. 그의 죽간 조각은 세계에서도 유일한 화법(畵法)이자 독보적인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뿐 아니라 박 장인은 실생활에 활용하는 대나무목침, 현대인의 필수품인 휴대폰을 더 잘 들리게 하는 확성기능의 거치대, 아이들 체험용으로 개발한 대나무솟대 등 다양한 대나무 공예품들도 만들고 있다.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내려와 ‘대나무 조각’을 전업으로 시작하면서 마땅히 생계에 도움이 되는 작업도 해야했기 때문에 서서히 이런저런 다양한 대나무 조각 소품들을 창안해 만들고 있다고 한다. 

# 세계 유일의 죽간에 그림을 새겨넣는 다양한 작품들

현재 박동석 장인은 메타세쿼이아길 내 사극영화 ‘역린’ 촬영세트에서 몇몇 지역 공예인들과 함께 아트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장소 여건이 좋지않아 찾는 이들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그의 작은 소망은 작품활동을 할 수 있는 공방을 관광객이 많이 왕래하는 읍내에 마련하는 것이다. 방송 유명세 탓에 대나무 조각그림 작품을 찾는 이들이 갈수록 늘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쉽게 볼 수 있고 체험할 수 있는 작업공방이 없어 안타깝다는 것.
다가오는 2015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작품을 체험하는 것은 물론 전시, 홍보를 통해 담양에서 그려지는 대나무 조각의 작품성과 예술성을 세계인에게 알리고 싶은 것도 그의 소망이다.

# 박동석 장인이 창안해 만들고 있는 다양한 대나무 소품들

박동석 대나무 조각가는 1980년대 이전까지 담양읍 지침리 남정사거리에서 정육점을 하던 부모님과 함께 살았고 한 살 위 형은 미대를 졸업했고 아래로 동생은 광주에서 ‘프롤로그’ 라는 보컬밴드로 활동하는 등 형제들이 문화예술 계통에 재능이 탁월하다. / 장광호 記者